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독도등 분쟁지역, 체계적 연구지원 필요

유필우 <국회의원ㆍ열린우리당>

독도 문제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일본이 과거 제국주의적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식민정책의 연장선상에서 분쟁을 일으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도 문제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에 독도가 우리 땅이라고 외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동안 대응이 효과적이었는지 평가해봐야 할 시점이다. 역사적으로 우리 땅이 분명한데 일본이 무슨 근거로, 또 무슨 준비를 해놓고 억지를 부리고 있는지 심도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독도뿐 아니라 고구려사와 백두산ㆍ간도 등 영토분쟁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가 충분한 예산을 들여 전문가를 키우고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연구를 고민할 때다. 우리의 논리와 역사적 증거를 차곡차곡 정리하고 상당 부분 비공개하는 지혜도 필요하다. 그동안 일본은 독도 문제를 국제분쟁지역화하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며 구체적 자료를 체계적으로 축적해왔다. 일부는 알려진 내용도 있지만 대부분의 핵심 내용들은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은 대처할 준비가 돼 있기에 독도 문제를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해결하자는 주장을 일관되게 펴고 있다. 그러나 우리의 독도 연구는 일부 선구자적 역사학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연구환경 등의 요인으로 제대로 집대성되지 못하는 느낌이다. 국민들의 분노에 비해 이를 뒷받침할 만한 과학적ㆍ역사적 논거가 부족한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 그것은 국내 대학 가운데 유일한 독도 연구소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 날’ 제정을 계기로 설립됐고 해양수산부의 2005년도 독도 관련 학술ㆍ홍보사업예산 총 43억원 가운데 학술연구예산은 2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에서도 잘 알 수 있다. 오늘날 국제분쟁의 결과는 충분하고 객관적인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다. 국제법 질서가 강대국의 힘의 논리에 근거하고 있으므로 빈약한 연구와 논거로는 대응하기 어렵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독도 전문가를 육성하고 독도를 체계적이고 심도 있게 연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정부와 국회가 독도 등 영토 문제와 관련된 분야에 학술적ㆍ정책적 지원을 대폭 늘려야 한다. 독도 문제에 대해 세계 최고의 학술적 권위를 갖는 연구 실적을 쌓는 일이야말로 독도 문제에 대한 확실한 대처 방법이다. 이를 위해 남북이 합동으로 연구를 하는 방법도 좋겠다. 또한 독도에 대한 시설물 조성사업이나 자원조사, 독도 박물관 건립 등의 예산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독도 전문가 양성과 체계적이고 심도 있는 학술연구에 국가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 독도 문제를 영토분쟁 예상지역의 학술연구 지원 등 체계적인 전략수립의 계기로 삼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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