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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살아서 신선이 되는 법 인문학에 있다”

정창권 고려대 교수, 12월 16일부터‘한국고전의 비밀스런 탐독’강의


“빈부격차로 인한 계층간 갈등이 심해지는 이 시대에 권력이나 재력을 갖지 못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삶의 지혜는 고전에 있습니다. 인문학에는 현재의 세상을 신선처럼 즐겁게 즐기면서 살아가는 해법이 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인문학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지요.”

여성ㆍ장애인 등 조선시대에 주목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역사적 기록과 문학작품을 통해 연구하고 있는 정창권(52ㆍ사진) 고려대 교양교직부 교수는 오는 12월 16일부터 정독도서관에서 시작하는 고전인문학 강좌 ‘한국 고전의 비밀스런 탐독(총 5강)’의 의미를 이같이 풀이했다.

서울시교육청과 본지 부설 백상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SK텔레콤과 한국출판인회의가 후원하는 이번 강좌는‘고.인.돌.(고전 인문학이 돌아오다)’이라는 브랜드를 내 걸고 2014년 2월까지 21개 서울시교육청 도서관에서 풍성한 고전 인문학 강좌 프로그램을 잇따라 개최한다.


그는 이번 강의에서 조선시대 전문낭독가로 대중의 인기를 사로잡았던 전기수(傳奇叟)라는 직업에 대해 소개하면서 역사적 기록을 통해 당시 전기수의 역할과 의미를 설명한다. 정 교수는 “조선시대에는 소설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다. 책을 읽지 못하는 대중들을 대상으로 웃고 울게 하는 이른바 거리의 재담꾼이자 연극배우가 바로 전기수다. 요즈음으로 말하면 연예인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며 “그들은 소설을 맛깔스럽게 소화해 대중 앞에서 이야기로 읽어주기도 하지만 직접 작가로 작품을 쓰기도 했다. 조선시대에 이미 스토리텔링 산업이 번창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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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는 조선시대 장애인의 삶도 조망할 예정이다. 그는 “조선시대에는 장애인이 전문가로서 다양한 직업에 종사했다. 실력이 뛰어나 문무백관에 오른 사람들도 있다”며 “영조시대 이조판서 이덕수는 청각ㆍ언어장애가 있었지만 뛰어난 실력으로 늘 경연((經筵)에도 참가했다. 심지어 영조는 중국에 사신으로 이덕수를 보내자고 제안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간을 완전과 불완전이라는 이중적인 잣대로 바라본다면 결국 성공과 실패라는 극단적인 기준으로 인간의 삶을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그 동안의 사회과학적 비판과 논리로는 이 시대의 복합적이고 깊어가는 갈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며 “경쟁과 성공이라는 가치에 매달리게 된다면 결국 ‘자신의 삶’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찾지 못하게 된다. 왜 돈을 벌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맹목적으로 달려가게 된다면 행복은 없다”며 인문학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기이한 책장수 조신선’‘거리의 이야기꾼 전기수’등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한 그는 이번 강의를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시민들에게 마음의 안정과 중심점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알려주고 싶다”며 “진정한 ‘나의 삶’을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인문학의 중요성을 함께 공유할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정 교수는 오는 16일부터 정독도서관의 4주 강의를 마치고 2014년 1월6일부터 고척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다시 4주간 강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한편 마지막 5주차 강의에서는 채수정 채수정판소리연구소장이 고전문학과 판소리의 연결고리를 소개하고 수강생들과 판소리를 함께 배워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강의 신청은 무료이며 자세한 일정은 서울시교육청 평생 학습포털 ‘에버러닝(everlearning.sen.go.kr)’을 참고하면 된다. /인터뷰=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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