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MWC<회원제 창고형할인점>복합,한국형 신업태 창조/서울 등 대도시 슈퍼마켓 체인망 구축/완구전문점 전국에 30여곳 거점 운영/「거평 프레야」 선진유통 방식 접목 추진/장성 5만여평에 농수축산물 유통단지 건립도성공적인 M&A(인수 및 합병)로 사세를 확장시킨 거평그룹은 지난 94년 라이프유통을 인수하면서 유통사업에 입문했다. 거평그룹의 유통사업부문은 ▲창고형 할인매장 및 슈퍼마켓체인점을 운영하는 거평유통 ▲서울 동대문 상권에 자리잡은 의류도매센터인 거평프레야 ▲장난감 전문 할인매장인 토이랜드 ▲농산물 유통업체인 거평양곡유통 ▲전남 장성 농수축산물 종합유통단지 건립을 추진하는 거평 팜랜드 등 5개 법인으로 구성돼 있다. 거평그룹의 유통사업이 타 업체들과 비교해 특기할만한 것은 거평양곡유통, 거평 팜랜드를 중심으로 1차상품 도매유통에 관심이 높다는 점이다. 거평그룹은 1차상품인 농수축산물을 유통업의 주력부문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1차상품 도매유통의 노하우를 할인점 사업에 연계, 시너지효과를 높이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다.
거평그룹은 지난 94년 경영악화에 처한 라이프유통을 서울은행의 공개입찰을 통해 인수한 후 상호를 거평유통으로 변경했다. 거평유통은 현재 전국에 7개의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4월 광주광역시 광산구 우산동에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매장인 「거평마트」를 오픈, 유통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1만여평, 영업면적 4천6백여평 규모인 거평마트 광주점은 광주시의 부도심 육성계획에 따라 조성된 중심 상업지역에 자리잡고 있다. 때문에 교통여건도 유리하고 앞으로 추가적인 상권 확대가능성이 열려 있어 거평유통측은 할인매장으로서는 최적의 입지조건을 갖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다.
거평유통의 신업태 컨셉트는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MWC)에다 비회원제 슈퍼마켓을 복합한 한국형 업태를 지향하고 있다.
농수축산물을 유통사업의 주력부문으로 삼고 매장내 농수축산물 특화 코너를 운영하는 것도 한국형 업태라는 컨셉트와 같은 맥락이다.
이같은 컨셉트를 바탕으로 내년초 서울 구로구에 거평마트 2호점을 오픈, 서울에 입성하는 한편 대구점(구대한중석 부지), 대전점 등 다점포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슈퍼마켓체인은 구라이프유통센터 자리에 리뉴얼한 여의도 1호점을 비롯해 고덕점, 여의도2점, 동대문점, 영동점, 인천점, 잠실점 등 7개점을 운영중인데 앞으로 전국 단위로 매장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미니 할인점 방식으로 운영, 차별화를 모색할 방침이다.
거평유통은 또 수산물을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 부산 제7부두에 대형 냉동창고를 건립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이 작업을 추진중이다.
창고형 할인점과 함께 거평그룹이 운영하고 있는 신업태로는 카테고리 킬러(전문 할인점)가 있다.
국내 최대 완구 전문 카테고리킬러인 「토이랜드」는 서울 동대문시장의 의류도매센터인 거평 프레야 9층에 1호점을 오픈한데 이어 거평마트 광주점 3층에도 2호점이 입점했다. 토이랜드 직영점에는 판매시설과 함께 미로터널, 볼풀, 동요노래방, 게임기 등을 갖춘 놀이시설도 마련, 어린이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1만5천여종의 완구를 취급하고 있는 토이랜드는 열악한 국내 완구 유통구조를 개선, 제조업자와 직거래를 통해 시중 가격보다 20∼40% 싸게 판매하고 있다.
토이랜드는 직영점과는 별도로 전국규모의 가맹점(체인점)으로 운영하기로 하고 올연말까지 전국 주요도시를 거점으로 30여개점을 확장할 예정이다.
토이랜드는 앞으로 거평마트 광주점과 마찬가지로 창고형 할인점에 나란히 입점, 집객 효과를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방침이다.
앞에서 지적한대로 거평그룹은 1차상품의 도매유통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지난 94년 한국양곡도매시장 주식회사를 인수, 설립한 거평양곡유통은 정부 지정 도매법인으로서 곡물류에 선진유통방식을 접목시켜 양곡거래가격의 표준화, 양곡의 적정가격 형성, 수급조절 등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원주시 문막읍과 직거래 계약을 맺고 빨간쌀(자광미), 검정쌀(흑미), 향기나는 쌀(향미) 등을 생산·판매하는 등 단순 유통에서 벗어나 특수미를 계약 재배하는 다각화에도 신경쓰고 있다.
거평그룹은 지난 3월 정부가 지정하는 전남지역 축산물 종합처리장의 사업자로 선정돼 전남 장성군 북이면 일대 5만여평의 부지에 대단위 농수축산물 종합유통단지를 건설키로 했다. 이를 위해 7월초 거평 팜랜드라는 별도 법인을 신설했으며 올 9∼10월께 단지를 착공, 총 9백억원의 투자비를 들여 98년말 완공을 목표로 잡아놓고 있다.
총 연건평 1만4천3백평 규모로, 농수산물 물류센터, 축산물 종합처리장 및 농축산물 저온 저장시설 등으로 구성돼 있는 장성 종합유통단지는 전남지역의 농수축산물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국제경쟁력을 높이며 가격안정에 기여하는 등 지역경제발전에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거평그룹은 서울시 중구 을지로6가 동대문상권에 대형 의류도매센터인 「거평프레야」를 건립, 일반 상인들에게 분양했다.
지하 6층, 지상 22층, 연건평 3만8천여평 규모로 지난 96년9월 개점한 거평프레야는 정부로부터 시범 의류도매센터로 지정받아 숙녀복 남성복 아동복 신변잡화 원·부자재 혼수품 등 각종 의류용품을 총망라해 취급하고 있다. 「프레야」라는 공동브랜드를 도입,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재래식 도매의류 상권에 선진 유통시스템을 접목시키려는 노력도 병행됐다.
3천여개가 넘는 개별 점포는 각 상인들이 분양받아 운영하지만 전체적인 관리나 홍보 등은 거평프레야 법인이 담당하고 있다. 올들어 전반적인 경기침체로 거평프레야는 한때 상인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으나 어쨌든 거평프레야의 등장은 재래시장 상권에 현대화 바람을 가속화시켜 국내 의류도매 유통부문에 선진화를 앞당기는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될만하다.
거평그룹이 유통사업에는 타 그룹보다 뒤늦게 뛰어들었지만 자체 부지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는 이점이 있다. 이에따라 농수축산물 도매사업과 할인점 사업을 양대축으로 삼고 상호 시너지효과를 발휘한다는 방침이다.<이효영 기자>
◎인터뷰/거평유통 조영호 사장/“내실 위주 경영추진 할인점 생력화 주력”
유통사업을 뒤늦게 시작한 거평그룹은 서두르지 않고 내실있게 유통업을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거평그룹 유통사업의 관제탑 역할을 하고 있는 거평유통의 조영호사장을 만나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보았다.
거평유통의 사업계획을 말해달라.
▲현재 7개의 슈퍼마켓과 광주광역시에 1개 할인점을 운영하고 있다. 슈퍼마켓은 미니 할인점으로 변신을 시도하는 한편 내년중에 서울 구로구에 할인점 2호점을 개점하는 등 할인점을 주력으로 삼을 방침이다.
그러나 거창한 장기계획이나 수치상의 계획을 내세우기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을 할 생각이다.
그렇다면 유통사업을 전개할때 가장 중점을 두는 사업전략은 무엇인가.
▲할인점의 시스템화 및 생력화에 주력하겠다. 현재 국내 유통업계는 마치 할인점 전성시대인 것같은 분위기에 휩쓸리고 있으나 개인적으로 그런 풍토는 잘못됐다고 본다. 따라서 거평유통은 앞으로 상당기간동안 내실 위주로 토대를 갖춘 이후에 본격적인 사업을 펼쳐나갈 것이다.
개방시대를 맞은 국내 유통업계를 평가한다면.
▲할인점 사업은 전산화 자동화를 기본으로한 최첨단 업태로 이같은 조건을 갖춰야만 가격파괴가 가능하다. 그런 면에서 볼때 외국업체들은 시스템을 무기로 중장기 전략을 갖고 국내에 진출했다. 이에비해 국내업체는 준비가 미비해 시장개방에 따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5년정도면 유통업계의 구조조정이 끝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거평그룹내 유통업을 담당하는 법인간에 시너지 효과는 있는가.
▲별도법인이 된 장성 농수산물 물류센터(거평 팜랜드)와 거평양곡유통은 1차상품 도매유통을 담당하고 있다. 또 카테고리킬러인 토이랜드와 할인점인 거평마트가 동일한 장소에 입점, 집객효과를 보고 있어 이같은 구조가 시너지효과를 내고 있다.
후발업체로서 입지 선정 등에 어려움이 많을텐데 어떻게 극복하고 있나.
▲백화점은 입지산업임이 틀림없지만 할인점은 입지와 상관 없다. 입지 선점경쟁은 더이상 무의미하다고 본다. 앞으로 산업구조가 조정되면서 M&A(인수 및 합병)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기 때문에 경쟁에서 떨어져 나가는 업체를 M&A하면 얼마든지 여지가 있을 것으로 자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