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은 법에서 정한 장애인고용촉진 강조기간이었다. 정부에서 추진한 다양한 장애인 행사와 함께 개별 기업체에서도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위해 분주한 나날을 보냈다. 삼성의 장애인 600명 채용이라는 반가운 소식과 함께 STX의 '예그리나', LG디스플레이의 '나눔누리', 무학의 '무학위드'등 장애인 일자리를 위한 대기업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우리나라에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다. 매년 장애인고용률이 조금씩 향상되고 사회적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장애인과 국민들이 체감하기에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최근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장애인의무고용 사업체의 장애인고용률은 지난해 말 2.28%로 아직 법정 의무고용률을 밑돈다. 종업원 1,000명 이상 대기업은 1.78%에 불과하다.
이에 정부는 고용률에 따라 부담금을 차등 부과하는 등 다양한 고용촉진 방안을 담은 '장애인 고용확충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장애인 직접고용이 힘든 대기업을 위해 정부가 중점 추진하는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도 포함돼 있다. 자회사에서 고용한 장애인을 모회사의 장애인고용률에 산입하는 제도인데 직원의 3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해야 한다. 대기업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을 유도하고 중증장애인에게 안정된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2008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이와 유사한 특례자회사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현재 300개가 넘는 대기업이 특례자회사를 설립ㆍ운영함으로써 중증장애인 고용에 앞장서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8년 포스코가 '포스위드'라는 장애인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첫 출범시킨 후 삼성ㆍLGㆍSTXㆍNHN 등이 동참, 현재 25개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지난달 3일에는 LG화학ㆍ삼성엔지니어링 등 11개 대기업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에 동참하겠다는 협약을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체결, 장애인을 위한 직무 발굴과 자회사 설립을 검토 중이다.
대기업들이 사회적 책임과 인력 다양화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으로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영방침으로 삼아 차근차근 추진한다면 장애인과 대기업이 상생하는 새로운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