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한중일 바둑 영웅전] 이 포석의 주안점

제1보(1∼17)



스타들은 엄청나게 바쁘다. 쉴 틈이 없다. 망신을 당하거나 스타일을 구겨도 그것 때문에 슬퍼하거나 노여워할 겨를도 없다. 다음 스케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씨에허에게 무참하게 패한 이세돌 앞에 올레KT배 결승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상대는 강동윤9단. 이미 여러 차례 맞닥뜨려 그 독특한 구질을 잘 아는 이세돌이다. 6년 연하인 강동윤은 펀치가 빠르고 까다롭다. 조금도 방심할 수 없다. 이세돌의 흑번. 기분을 바꾸어 좁은 중국식 포석을 펴보았다. 흑7로 전개한 이 수순. 백이 우하귀에 걸칠 도리가 없게 만들었다. 이렇게 되면 백은 8로 갈라치는 수밖에 없다. “흑은 즉시 어깨를 짚을 겁니다. 그게 이 포석의 주안점이니까요.”(전영규) 전영규5단이 사이버오로에 참고도1의 백1 이하 흑10까지를 올렸다. 만약 이렇게 진행된다면 그것은 흑의 주문에 백이 걸려든 결과일 것이다. 하변에 조성된 흑의 외세가 너무도 강력하다. 백은 8의 아래쪽을 끊고 싸워야 마땅한데 지금은 하변 흑의 기착점이 너무 가까워서 끊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백은 이 패턴으로 가면 안된다. 전영규5단이 또 하나의 그림을 올렸다. 참고도2의 백1 이하 백17까지였다. 이것이 최근에 가장 빈번하게 출현하는 유행형이라는 설명이었다. 하변의 흑진이 커서 흑의 만족 같지만 백도 17로 틀어막은 자세가 두터워서 아무 불만이 없는 절충이다. 이세돌은 실전보의 흑17로 변화를 구했다. 참고도2가 싫어서 변화를 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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