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中 '올림픽 특수'대신 불경기 확산

대지진·홍수에 대기오염등 환경규제 겹쳐<br>방문객 급감따라 주요호텔들 예약률 저조<br>"오염 줄여라" 한국업체들까지 잇단 가동중단<br>"올림픽후 경제 경착륙 가능성" 비관론 고개

베이징올림픽 개최를 한달 앞두고 중국 정부가 올림픽의 성황보다 안전에 초점을 맞추면서 ‘올림픽 특수’는 사라지고 되레 ‘올림픽 불경기’가 확산되고 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베이징 시내 주요 호텔의 예약률이 저조하고 제조업체들의 가동중단이 잇따르자 일각에서는 베이징올림픽 이후 중국 경제의 경착륙에 대한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7일 중국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8월8일 개최될 예정인 베이징올림픽을 한달여 남겨놓은 가운데 올림픽 기간 호텔 예약률이 최고급 호텔인 5성급의 경우 80%에 못 미치고 4성급 호텔은 이보다 더 낮은 50% 미만이다. 또 3성급 호텔은 예약률이 20%선이고 1성급과 2성급의 경우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티베트 사태, 쓰촨(四川) 지진 등의 영향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방문객 수도 크게 줄어 지난 5월 베이징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4%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중국 관광업계는 올림픽 특수를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최근 입국 비자를 엄격히 제한하면서 외국인의 입국이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면서 “호텔의 경우 올림픽 특수 기대로 한때 객실 이용료가 지난해 동기 대비 4~5배 올랐지만 요즘은 예약이 줄면서 가격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제조업체들에는 베이징올림픽이 ‘재앙’으로 다가오고 있다. 중국 허베이(河北)성 동부의 공업도시인 탕산(唐山)시의 경우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제강업체 66곳과 콜라 공장, 시멘트 공장, 소규모 발전소 등이 포함된 267개 공장이 8일부터 조업중단을 명령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중국 해관이 10일부터 위험물질 통관을 전면 중단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화학제품을 수입하거나 수출하는 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2일 대기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림픽 경기가 진행되는 도시 인근의 영세 공장들의 문을 닫도록 했으며 4월에는 베이징시 당국이 중국 2위 철강업체인 서우강(首鋼)그룹에 감산 명령을 내렸다. 이 같은 상황은 현지에 진출한 한국 업체들에도 파급되고 있다. 베이징 순이(順儀)에 공장을 둔 베이징현대차는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시 당국의 환경규제와 교통통제로 부품 물류에 어려움이 예상되자 7~9월의 생산대수를 30~60%가량 감산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60~70여개 베이징현대차의 하청업체도 잇따라 일부 라인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연쇄적인 피해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이렇게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중국 산업계에 냉기가 감돌면서 중국 경제가 베이징올림픽 이후 경착륙할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도 고개를 들고 있다. 중국 경제는 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부담이 고조되는 가운데 그간의 높은 성장 속도로 인한 경기과열 우려가 여전할 뿐 아니라 1월의 폭설과 5월의 쓰촨성 대지진 및 남부의 홍수 피해가 겹치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안감이 고조돼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에 앞서 올림픽을 개최한 일본과 한국의 전례에 비춰봐도 중국에서도 ‘올림픽 불경기’가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일본 경제는 1963년 10.6%, 1964년 13.3%의 고성장을 이어가다 올림픽 이듬해인 1965년에는 성장률이 5.7%로 주저앉았고 한국의 경제 성장률도 서울올림픽 개최 연도인 1988년의 11.4%에서 다음해 7.8%로 급락했다.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상하이지점의 스티브 그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황금기는 끝났으며 이 같은 상황은 당분간 변하기 어렵다”면서 “중국 경제의 미래를 어둡게 할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의 관변 경제학자들은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변함없이 안정적인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의 판강(樊綱) 화폐정책위원은“경제 성장률과 수출 증가세 등이 과거에 비해 둔화됐고 증시와 부동산도 열기가 식으면서 조정기를 거치고 있기 때문에 올림픽 이후에도 중국 경제가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