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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아시안게임 폐막… 성적표 보니] 비용 대비 '절반의 성공'… 적자 등 후유증 극복은 과제로

약소국 훈련지원·첨단시설 힘입어 세계新 쏟아졌지만

경기장 유지보수 비용·1조 넘는 부채 상환은 큰 부담

지난 4일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주지사가 오는 2018년에 열릴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의 대회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제17회 인천 아시아경기대회가 4일 막을 내렸다. 이제 남은 숙제는 인천시가 떠안아야 할 후유증에 어떻게 대응하느냐다. 대회 조직위원회의 수입이 전체 투입비용 대비 15%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고 대회 종료 이후 시가 갚아야 할 부채 원금도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5일 인천시와 대회 조직위가 발간한 각종 보고회 자료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운영비는 4,823억원, 각종 시설비는 1조7,224억원이 소요됐다.


운영비는 크게 정부 지원금 2,007억원과 시 지원금 1,282억원으로 나뉜다. 나머지 1,534억원은 조직위가 각종 마케팅으로 벌어들여야 한다.

현재로서는 조직위가 계획한 수입을 모두 거둘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조직위는 당초 개·폐막식을 포함한 입장권 판매로 350억원을 벌어들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판매가 저조하자 280억원으로 목표를 낮춰잡았고 이 목표에도 이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문학적인 금액의 예산이 투입된 시설비는 더 심각하다. 시는 대회 경기장 49곳 중 17곳을 신축하고 12곳을 보수했다. 인접 도시와 민간·민자 경기장, 훈련시설 등에도 돈을 들였다. 이렇게 발행한 부채는 원금만 1조2,523억원이다. 이자까지 합치면 1조7,502억원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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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는 내년부터 대회 부채를 연차적으로 갚아야 한다. 시가 작성한 '경기장 건설비 지방채 발행 및 상환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673억원을 상환하기 시작해 2020년 1,57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하다가 2029년에야 모든 원금을 상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향후 15년 이상 매년 1,000억여원에 달하는 빚을 갚아야 한다는 계산이다.

대회 이후 경기장 유지보수와 관리도 시의 재정에 큰 압박이 될 전망이다. 총 16곳에 매년 수백억원대의 관리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활체육 운영, 문화·복지시설 확충, 수익시설 유치 등 다양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 조직위 관계자는 "국제대회는 수익 사업이 아니라 적자는 어쩔 수 없다"며 "대회 관리와 부채 상환은 시가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경기 초반부터 터져나온 크고 작은 운영 미숙도 문제로 지적됐다. 3년여 뒤 동계올림픽을 개최해야 하는 평창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종목 종일권 발권으로 경기관람 티켓은 매진됐는데 경기장은 텅 비어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계속됐다. 기업체에서 단체로 입장권을 구입했으나 이 표를 갖고도 경기장을 찾은 사람이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운영상 문제뿐만 아니라 각 경기장을 오가는 셔틀버스에 대한 불만, 대회 편의시설 부족, 선수촌 보안 문제 등이 대회 초반부터 제기되기도 했다. 시민 한덕승(55)씨는 대회 "셔틀버스가 제시간에 오지 않거나 탄력적으로 배치되지 않아 선수들이 만원 버스에서 시달리는 등 큰 불편함을 겪었다"며 "대회 준비가 허술한 것이 그대로 노출됐다"고 말했다.

물론 대회를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만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인천시가 2,000만달러를 들여 스포츠 약소국에 인력과 장비·훈련을 지원해준 '비전 2014' 프로그램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이번 대회에 참가한 21개국 97명 가운데 메달리스트가 탄생하면서 결실을 봤다. 경기장 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덕에 세계신기록이 17개(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는 3개)나 쏟아졌다. 운영 전반에 대한 불만이 꽤 있기는 했어도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가 쓴 돈의 4분의1로 이 정도 수준의 대회를 안전하게 마무리했다는 것도 긍정적이다. 셰이크 아흐마드 알파하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은 "OCA는 인천 아시안게임의 성공적인 개최를 축하한다. 대회 운영에 협조해준 박근혜 대통령과 인천시 등 관계자들에게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는 남북한이 축구 결승을 치렀고 인도와 파키스탄은 하키 결승에서 맞붙었다. 이런 연대와 화합이 성공적인 아시안게임을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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