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사설] 상반기 기업 실적 최고라지만

[사설] 상반기 기업 실적 최고라지만12월 결산법인인 거래소상장 446개사와 코스닥등록 372개사의 올 상반기 실적이 발표됐다. 이들 기업은 각각 사상 최대규모인 10조4,000억원 및 7,456억원의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는데 영업이익을 근간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물론 이번 실적은 지난해 2·4분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경기회복과 저금리에 힘입은 바 크다. 거래소상장사와 코스닥등록사의 매출액은 233조1,120억원, 13조4,5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1.7%, 34%씩 증가했다. 상장사의 부채비율이 크게 하락해 거래소기업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176.9%에서 135.9%로 하락했으며 코스닥기업의 경우 234%에서 119%로 떨어졌다. 기업들의 구조조정 노력이 가시화된 것으로 판단된다. 코스닥기업들의 성장도 주목하게 된다. 이들의 상반기 순이익 증가율은 81%로 상장사들의 평균증가율인 34.7%의 두 배를 넘고 있다. 벤처창업 거품이 걷히고 있다고 하지만 코스닥 및 벤처기업들이 우리 경제의 한 근간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는 금융불안 등으로 주가가 상장·등록사들의 이러한 실적을 충분히 뒷받침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익률이 높은 기업들의 주가가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제 시장도 단순한 외형이나 매출액에 의존하기보다는 기업의 수익구조에 더욱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풍토가 정착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매출이나 이익면에서 5대 재벌의 비중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발표된 재벌의 결합재무제표에 비추어볼 때 이들 이익의 상당 부분이 내부거래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대목이다. 최대순이익 업체의 순위를 보면 반도체 특수로 사상 초유의 순이익을 낸 삼성전자에 이어 포항종합제철·한국전력공사 및 한국전기통신공사가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공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확인하게 한다. 공기업 민영화가 우리 경제의 주요 현안임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낮은 이자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금융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밖에 하락하지 않은 것은 기업의 부채규모가 여전히 커 이자율 인상 등의 금융충격에 취약한 상태로 남아 있음을 시사한다. 기업들의 지속적인 재무구조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입력시간 2000/08/17 17:56 ◀ 이전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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