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중 상장사들이 주가 부양을 위해 잇따라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를 단행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중 액면분할을 실시한 상장사는 총 41개로 작년 동기(17건)의 2.4배에 달했다. 유가증권시장은 작년 상반기의 9건에서 28건으로 증가했고 코스닥시장은 8건에서 13건으로 늘었다.
또 무상증자 건수도 작년 상반기 18건에서 23건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대다수 종목들의 주가는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 이후 오히려 곤두박질 쳐 지수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대신증권이 해당 상장사들의 등락률(변경 상장일 이후 6월 말 현재까지)을 조사한 결과 액면분할을 실시한 41개 중 36개, 무상증자를 단행한 23개 중에서 20개 종목의 주가가 모두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액면가를 종전 5천원에서 500원으로 쪼갠 한창제지[009460]와 한올제약[009420]이 액면분할 이후 각각 34.59%, 28.88% 하락했다.
역시 올 상반기 중 액면분할을 실시한 부산주공[005030](-24.40%), 제일약품[002620](-26.71%), 한솔텔레컴[010420](-35.20%), 흥아해운[003280](-33.05%), 수도약품[004720](-26.86%) 등도 쓴맛을 봤다.
코스닥시장에서도 월드조인트[032030]가 액면가를 500원에서 100원으로 나눠 5월15일 변경 상장된 뒤 65.41%나 급락한 것을 비롯해 포스데이타[022100](-41.63%),디아이디[074130](-36.66%), 고려제약[014570](-33.10%), 삼보산업[009620](-30.14%)등도 액면분할 이후 30% 이상 빠졌다.
무상증자를 실시한 상장사의 주가도 속수무책이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선 한세실업, 극동유화, 유니퀘스트 등이 무상증자(변경상장일기준) 이후 6월 말 현재까지 12~28%씩 하락했으며 코스닥시장에선 플랜티넷[075130],우주일렉트로[065680], 에이엠에스[044770], 프롬써어티[073570] 등이 45~51% 급락했다.
반면 올 상반기에 액면가를 분한할 세림제지[027970](22.60%), 메리츠화재[000060](21.24%), 신성디엔케이[003990](80.04%)(이상 유가증권시장), 큐캐피탈[016600](20.0%)(이상 코스닥시장)과 무상증자를 실시한 화천기공[000850](32.99%)(이상 유가증권시장) 등만 주가 상승의 효과를 누렸다.
액면분할과 무상증자는 유통주식수가 늘어나 유동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수 있어 증시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따라서 해당 종목의 주가도 공시 전후에일시적으로 상승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봉원길 대신증권 과장은 "무상증자 재원이 있다는 점이나 유동성 개선을 기대할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약세일 때는 주식수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호재만 믿고 무작정 매수에 가담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액면분할이나 무상증자를 실시하는 기업들 중에서도 실적이 뒷받침되는 종목들로 압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