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증시침체로 단기차입 심화 “재무 악화”

◎기업 「바람」불면 넘어간다/사채발행·은행 문 막혀 2금융 고리채 연명/직접금융 활성화 시급증시 침체 등으로 기업의 자금조달구조가 왜곡되고 있다. 주식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직접금융시장에서의 자금조달이 힘들어지고 은행창구마저 담보위주의 대출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손쉬운 2금융권의 단기 차입금에 의존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기업 자금조달구조가 왜곡됨에 따라 자금시장에서의 조그마한 충격에도 기업들이 쉽게 쓰러지는 결과가 빚어지고 있어 증시 등 직접금융시장의 회복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3일 금융계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실적은 올들어 9월까지 상환분을 제외한 순증발행규모가 8조5천7백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0조6천3백82억원에 비해 19.4%나 줄어든 규모다. 주식시장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은 더욱 저조하다.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기업들이 유상증자와 기업공개를 통해 주식시장에서 조달한 금액은 2조5천7백57억원. 지난 95년 같은 기간의 4조7천5백34억원, 지난해 같은 기간의 3조5천9백7억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었다. 반면 종금사들의 어음할인실적은 지난 95년말의 59조4천6백28억원에서 96년말에는 79조9천4백78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달말에는 87조1천2백59억원으로 불어났다. 어음할인은 통계상 직접금융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종금사 또는 어음을 매입한 금융기관의 대출과 전혀 다를게 없다. 이에 따라 올들어 유난히 국내 기업들이 자금사정과 관련, 종금사의 자금회수 등에 견디지 못하고 쉽게 무너지는 경향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최종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쌍방울그룹의 경우에도 단 90억원의 자금을 막지 못해 부도위기로 내몰린 바 있고 진로,대농,기아 등 여타 기업들도 일시에 무너져내린 경우다. 이들 기업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부채비율이 과다하게 높았던데다 특히 차입구조가 지나치게 단기화됐다는데 있다. 어차피 어음할인은 신용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자금악화설이 나도는 기업에 대해서는 종금사들이 무차별적으로 자금을 회수할 수밖에 없고 단기자금에의 의존도가 높은 기업들이 이를 배겨낼 재간이 없는 것이다. 국내 기업들이 겪고 있는 작금의 극심한 자금난을 구조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기업들의 자금조달을 원활히 해주는 제도적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돼야 한다는게 금융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김상석 기자>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