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골프손자병법] 스코어의 열쇠는 쇼트게임

兵之所加 如以단投卵者 虛實是也(병지소가 여이단투란자 허실시야)

병세(兵勢)편에 보이는 구절로 ‘군대가 공격할 때는 숫돌로 계란을 깨는 것과 같이 적의 허실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단(石+段)’이란 숫돌을 말하는데 돌 가운데 가장 단단한 돌이라는 의미다. 그냥 돌로 달걀을 쳐도 그만인데 가장 단단한 돌로써 깬다는 것은 대단한 강조의 표현이다. 군사의 기세는 그래야 한다. 단단하고 훈련된 데다 훌륭한 무기까지 갖춘 병사를 이끌고 허술한 군대를 대항해 싸우는 전쟁은 승패를 따져볼 것도 없을 것이다. 이 말은 적의 약점을 재빨리 알아차려 최소의 희생으로 최대의 효과를 얻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골프백 속에는 14자루의 ‘전술용 장비’가 있다. 골퍼들은 저 멀리 아득히 보이는 그린에 포격을 가하면서 적진을 점령해 나가다가 결국에 이르러서는 적의 완강한 반항으로 인해 그린에 입성조차 못하고 퇴각하는 경우를 무수히 경험한다. 적의 성(그린)은 어쩌다 단번에 함락되는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 군사의 공략을 막기 위해 수로, 모래밭, 높은 언덕, 계곡, 경사, 착시효과, 연못 등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있어 쉽사리 정복을 허락하지 않는다. 성을 단번에 공략하는 것이 무리라고 생각된다면 우선 이 같은 무장지대에 걸려들지 않은 뒤 짧은 거리에서 성의 중요부분에 집중 포화를 쏟으면 될 일이다.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최대의 효과를 얻는 방법이다. 즉 그린 주변을 정확히 판독한 뒤 일단 안전한 곳에다 볼을 보낸 다음 정확한 쇼트게임 기술로 소위 ‘OK 거리’까지 홀에 붙이는 것이다. 쇼트게임은 철저한 자기 방어 수단이며 방어는 최선의 공격이기도 하다. 굴려서 붙이고(퍼터를 사용하는 텍사스 웨지샷), 튀긴 뒤 굴려서 붙이고(피치 앤드 런), 띄워서 바로 세우는(로브 샷) 등의 다양한 상황별 쇼트게임 테크닉을 익혀둘 필요가 있다. 전쟁에서 마지막 점령은 소총 보병의 손에 있듯이 골프의 마지막 승리도 쇼트게임 기술의 연습과 터득에 있다. /MBC-ESPN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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