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수채화의 세계를 선보이는 정우범(53)의 초대전이 6일부터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02~734-0458)에서 열린다.광주에서 활동 중인 정우범씨는 지난 97년 서울에서 첫 전시회를 가졌을 때 25점이나 팔려나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광주에서는 그렇다고 쳐도 서울에서는 무명에 가까웠던 작가의 독특한 수채화가 컬렉터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을 보여준 것이었다.
정우범씨의 그림은 투명하고 가벼운 이미지의 기존 수채화와는 느낌을 달리한다. 종이와 붓을 폭넓고 다양하게 사용해 새로운 수채화의 세계를 창출하고 있는 것. 일반적인 수채화에서 볼 수 있는 붓자국을 거의 남기지 않고, 서로 다른 색체의 물감이 종이 위에서 서로 침투하고 또 침투당하는 묘한 어울림을 연출한다.
작가는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에서 자유롭게 풍경을 재구성하고 화면 위에 쉽게 섞이는 잔 터치, 색채의 미묘한 배합을 통해 새로운 형태감각을 보여준다. 또 구상적인 대상에 추상적인 이미지를 보태 시각적인 즐거움도 안겨준다. 2년전 서울 전시회에 비하면 밀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평을 듣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신항섭씨는 정우범의 작업에 대해 『그의 수채화는 물이 만들어내는 색채의 순결성을 노래한다』면서 『수채화의 맑고 투명함을 보석과 같은 빛나는 이미지로 바꾸어내는 그의 조형적인 상상과 감각이 눈부시다』고 평했다. 정우범씨는 조선대 교육대학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고, 워싱턴 소재 갤러리 미첼의 전속작가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특히 선화랑의 우수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작가의 작품을 증정하는 사은행사도 마련됐다. /이용웅 기자 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