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현대차 장기파업에 협력업체들 '직격탄'

"한달새 매출 30% 급감 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br>"휴가이후도 파업지속땐 조업단축 불가피"

“현대차 장기 파업이 협력업체들의 피를 말리고 있습니다. 우선 오는 25일부터 휴가를 떠나기는 하지만 휴가 이후를 생각하니 무거운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네요.” 경북 경주시 외동 공단에 위치한 현대차 2차 협력업체인 J사. 자동차 내장재를 생산, 1차 벤더를 통해 현대차 등에 전량 납품하는 이 업체는 한달 평균 50억~60억원의 매출을 올려왔으나 이달 들어서는 매출이 30%나 급감했다. 현대차 노조의 장기 파업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이 회사 L모 사장은 “7월 한 달 동안 납품물량이 대폭 줄어들었는데도 종업원들을 위해 공장을 최대한 정상 가동해왔다”며 “하지만 휴가 이후에도 노조 파업이 지속된다면 조업 단축 등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의 파업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당사자인 현대차 회사 측과 노조는 물론 협력업체 등 지역 경제계에 한숨소리가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달 초부터 근 두 달여 동안 올 노사협상을 진행해왔지만 ‘산별교섭’의 덫에 걸려 결국 협상 타결의 마지노선으로 인식됐던 휴가 전 협상 타결이 불발로 끝났다. 노조는 이 기간 네 차례의 부분파업과 한 차례의 잔업거부를 강행했다. 여기다 지난달 26일부터는 휴일 특근에도 아예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차는 6~7월 동안 차량 1만5,9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대략 2,500억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 원청인 현대차의 사정이 이렇다 보니 그 피해는 고스란히 협력업체들에 돌아가고 있다. 특히 휴가 이후에도 노조 파업이 지속된다면 지역경제계의 시름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연매출 70억원대를 올리는 현대차 2차 협력업체 S사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 회사 H모 사장은 “현대차 노조 장기 파업으로 납품물량이 20~30%나 줄어들어 종업원들 월급 맞추기도 빠듯한 형편”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는 이 때문에 긴급 운영자금 1억원 대출을 은행권에 신청해 놓고 있지만 현대차 파업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뾰족한 대책이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파업 당사자인 현대차 노조원들의 한숨도 깊어지고 있다. 현대차는 25일부터 9일간의 여름휴가에 돌입한다. 통상 여름휴가 전에 노사협상이 타결되면 노조원들은 적지 않은 목돈을 받곤 했다. 2006년의 경우 성과급 100%와 품질향상격려금 100만원에다 휴가비 25만 등 노조원 한 명당 평균 300만원이 넘는 돈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는 휴가비 30만원이 전부다. 여기다 지난달 말 이후 주말특근을 아예 하지 못해 3공장과 엔진공장 등 일감이 많은 공장 내 노조원들은 한달 평균 100만원이 넘는 임금 손실을 입고 있다. 현대차 울산공장 3공장에 근무하는 노조원 이모씨(45)는 “지난달 말부터 매월 네 차례 해오던 특근을 아예 못하는데다 회사가 파업 참가자에게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적용, 임금 30만~40만원이 줄어들게 되면 오는 8월5일에 받는 월급은 평소의 반쪽에 불과하게 된다”며 “막상 여름휴가를 맞았지만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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