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수출부진땐 경기회복 98년이후나 가능(국내경제)

◎이달 사채발행액 4조… 물량부담 지속최근 국내 경기는 노동법, 한보 그룹 부도와 관련해 경기 하강 속도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97년 1월 중 경상수지 적자는 수출부진으로 30억6천만달러의 월중규모로는 사상최대치를 기록하였고 어음부도율도 0.19%로 15년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경제위기 의식이 크게 확산되면서 국내 경기의 흐름, 특히 경기 저점 시기에 대해 많은 관심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저점은 수축 국면기간, 재고 순환, 그리고 경기 선행 지수의 추이를 통해 예측할 수 있다. 70년대 이후 우리나라의 경기 수축 기간은 대략 16∼19개월로 매우 일정하게 나타났다. 이 기간은 우리 경제가 경기 하강 요인을 흡수하는데 필요한 기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95년 3분기를 정점으로 상정한다면 경기 저점은 97년 1분기일 것이라는 전망이 가능하다. 한편 재고 변동은 경기 순환과 비슷한 3∼4년에 걸친 순환 국면을 나타낸다. 경기 하강기에 출하와 재고 증가율이 최고인 시점에서 경기 상승기 초반의 재고 조정 국면에 이르기까지는 약 1년의 시간이 소요된다. 따라서 96년 2·3분기에 재고 누적기의 정점에 도달했으므로 재고 조정 국면은 97년 2·3분기에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러한 순환적인 경기 저점 도달이 곧 가시적 경기 회복의 시작이 될 것인가에 대해서는 비관적이다. 첫째, 최근 진행되고 있는 우리 경제의 구조 조정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개혁, 노동법 개정과 관련한 갈등과 혼란이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는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우리 경제는 경기 반등의 기회를 놓치고 장기 불황에 들어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국내외 경영 환경의 불투명으로 97년 중에는 설비투자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수출 회복이외에는 경기 회복을 견인할 별 다른 변수가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엔저 현상의 장기화 또는 주력 수출 품목의 경기부진은 곧 경기 회복 시기를 98년 이후로 지연시킬 가능성이 있다. 결국 97년 하반기 이후의 경기 회복 여부는 선진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구조 조정에 대한 적응 능력과 순환적 경기 회복 기회를 경제 정상화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줄 아는 능력에 달렸다고 판단된다. 2월중 회사채 수익률은 1월의 하향 안정세가 지속되다가 하순에 들면서 급격한 상승세로 반전하는 양상을 나타냈다. 2월 중순까지의 하향 안정세는 설을 앞두고 자금시장의 안정을 유지하려는 당국의 신축적인 통화관리, 회사채발행물량의 감소(순증기준)와 기관의 점진적인 수신고 증가에 따른 회사채 수급개선 등에 기인하였다. 그러나 하순에 접어들면서 통화지표 및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물량부담 가중으로 한때 11.90%까지 하락하였던 회사채 수익률이 12.45%로 연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3월중 회사채 수익률은 시장여건이 불투명한 가운데 당국의 의지가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3월 회사채 발행 신청액이 3조9천78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함에 따라 공급물량 부담이 예상된다. 또한 경기침체 지속과 원화환율 상승 우려에 따른 가수요 등 기업의 자금수요 증대가 향후 금리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그러나 통화당국이 신축적인 통화공급의 지속을 발표하고, 회사채 발행물량 조정에 예외적으로 특례분까지 포함하는 등 자금시장안정과 금리 하락 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따라서 3월중 시중금리는 당국의 의지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가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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