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6월 11일] 2세 경영인에 대한 편견

2세 경영인 모임하면 재벌 2ㆍ3세들의 이너서클이나 귀공자 모임을 연상하기 쉽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곳이 재계 2ㆍ3세 모임이다. 한 예로 지난 2006년 2세 모임에서 만난 8명이 인위적으로 주가를 끌어올려 수백억원대의 시세차익을 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2세 경영인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도 고울 리 없다. ‘부모 잘 만난 덕에 무임승차한 사람’, ‘공도 없고 능력도 없으면서 요직을 차지한 사람’으로 그들을 바라본다. 이러한 인식은 드라마 속 단골 인물인 2세 경영인 모습으로 점입가경의 양상을 띤다. 그렇다면 실상은 어떨까. 적어도 중소기업 2세 경영인에게 이러한 잣대는 ‘편견’이라고 단언하고 싶다. 5월27일 서울지역 중소기업 2세 경영인 모임인 ‘차세대 A.C.E.’가 결성되면서 필자는 2세 경영인과 만날 기회를 수차례 가졌다. 편견과 달리 이들은 책임감이 강하고 어려서부터 체득한 경영감각이 뛰어났으며 대부분 대기업이나 전문직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지만 낮은 직위에서 시작해 혹독한 경영수업을 이겨내고 있었다. 가업을 잇기 원하지 않는 사회 분위기를 고려할 때 시쳇말로 ‘효자ㆍ효녀’인 셈이다. 2세 경영인들은 잘해야 본전이고 조그마한 실수도 부모님에게 누를 끼칠 수 있어 긴장의 연속이라고 말한다. 또 ‘우리 부모가 일으킨 회사’라는 애착이 강하지만 창업주와의 경영방식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소극적인 경영, 성과 위주의 무리한 경영이라는 양극단의 유혹에 항시 노출돼 있다고 토로한다. 혈연관계라는 이유만으로 경영권을 세습해서는 안 되겠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경영능력’이 아닌가. 기업을 이끌어갈 정보와 경영 노하우를 배우는 모임을 만든다고 했을 때 2세 경영인들은 매우 환영하는 분위기였다. 그들이 누구보다 경영능력 배양에 관심이 높다는 방증일 것이다. 선진국과 비교해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평균 수명이 극히 짧고 중소기업의 인재 풀이 매우 얕다는 현실을 고려해볼 때 이들에 대한 시각교정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물론 경영능력을 배양하기 위해 2세 경영인들 스스로의 뼈를 깎는 노력이 전제돼야 한다는 조건에서 말이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