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 최근 한 국내 유명 종합병원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의료사고와 관련한 비방성 글이 잇따라 게시되자 아예 게시판을 없애기로 했고 이에 네티즌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서울중앙병원은 지난달 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심장병 환자가 수술도중 숨진 뒤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욕설과 함께 병원을 비난하는 글이 끊이지 않자 이달초 홈페이지에서 게시판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링크자체를 끊어버린 것이다.
이에따라 지금은 복잡한 게시판의 URL(UNIFORM RESOURCE LOCATOR) 주소를 정확히 알거나 검색엔진을 한참 뒤져야만 게시판에 들어갈 수 있어 사실상 일반 네티즌의 접속이 차단된 상태.
병원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머지않아 게시판을 아예 없애버릴 계획이어서 『너무 감정적인 처사』 『큰 병원이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이 병원 홈페이지를 자주 찾는 네티즌들을 중심으로 병원의 조치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환자와 보호자들이 다양한 의견과 불만사항을 병원쪽에 전달하고 정보를 공유하는 게시판을 폐쇄키로 한 것은 의사표현의 자유를 제한한 과잉대응으로 과실여부를 떠나 현명치 못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병원쪽은 『익명성을 악용, 근거없는 비방성 글과 욕설이 마구 올라오는 등 이미 기능을 상실한 게시판을 폐쇄키로 했다』며 『이런 조치는 몇달전부터 추진해온 홈페이지 수정작업의 일환으로 대신 민원담당자와 핫라인으로 연결되는 불편·불만 코너를 개설, 의견수렴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11일 이 병원에 입원중이던 박모(48)씨가 심장병 수술을 받은지 하루만에 숨지자 유족들이 『수술전 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았으니 의료사고』라고 주장하며 병원로비에서 침묵시위를 벌이는 한편 PC통신과 인터넷에 관련 글을 올렸다.
한편 박씨의 시신을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최근 「의료진의 직접적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는 취지의 결과를 병원과 유족들에게 통보한 바 있다고 한다.
신정섭기자SHJ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