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서 발을 빼려는 외국인들이 유독 LG텔레콤에 대해선 공격적으로 주식을 매집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특히 LGT의 상반기실적은 ‘나쁠 것으로 알았지만 예상보다 더 나쁜 성적’이었다는 점에서 외국인움직임에 주목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일단 하반기 실적호전을 겨냥한 선취매에 무게를 두고 있지만 일부에선 중장기 통신시장 지각 변동을 대비한 ‘노림수’가 있는 것 아니냐고 바라보고 있다.
◇2분기 연속 적자=30일 발표된 LG텔레콤의 실적은 ‘외형 확대 속 수익 부진’으로 요약된다. 2분기 매출액은 8,091억원으로 1분기에 비해서는 5.3%,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51% 늘었다. 영업 성적도 나쁘지는 않다.
적자였던 1분기와 달리 181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번호이동성 제도로 인한 과열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이 컸지만 우량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이익의 질은 좋아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다만 당기 순익은 1분기에 이어 또다시 적자다. 외형 및 영업 실적 호전에도 불구하고 하나로통신 소유지분에 대한 225억원 감액 손실이 컸다.
◇심상치 않은 외국인 순매수 행진=최근 외국인 순매수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사흘만을 제외한 채 순매수했다. 6월 중순경 19% 수준이던 외국인 비중은 최근 21%를 넘었다.
이정철 대신증권 연구원은 “상반기엔 마케팅 비용이 컸다. 앞으로는 이 비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며 하반기 수익 개선 기대감을 지목했다. SK텔레콤과 KT의 외국인 지분한도가 이미 찼기 때문에 통신주에 대한 외국인 관심이 LG텔레콤으로 집중될 수 밖에 없다는 분석도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이동통신 시장이 조만간 판도 변화가 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근 외국인 매수세 확대를 단순한 투자 차원으로 보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시장 재편에 앞서 일종의 알박기식 투자 아니냐는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