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올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려 국내 대표 보안업체로 거듭날 계획입니다." 서울 삼성동 이글루시큐리티 본사에서 만난 이득춘(49∙사진) 이글루시큐리티 대표는 2012년 한 해를 한 단계 도약할 호기로 보고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발효와 같은 정부 정책과 지난해 잇따라 발생한 해킹으로 보안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우선 M&A에 힘을 기울여 덩치를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달 120억원 규모의 신주인사권부사채(BW)를 발행하는 등 400억원대의 현금을 확보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BW 발행을 통해 보유한 자금은 M&A에 사용할 예정이며 현재의 보안시장 구도를 흔들 수준의 '빅딜'을 구상하고 있다"며 "최근 들어 산업보안과 물리보안∙정보보안 등의 영역파괴 움직임이 활발해 지고 있는데 이글루시큐리티가 향후 이러한 흐름을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A 대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업체도 염두에 두고 있으며 업종도 제한을 두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해외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기존에 해왔던 해외지사 설립 및 현지 업체와의 파트너십 체결과 같은 전략 외에 영업력을 강화해 매출 상승세를 이어 나가겠다는 것.
특히 지난 2010년 설립한 일본 지사에서 올해 큰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회사 창립 초기부터 글로벌 보안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삼았다"며 "올해도 차세대 통합보안관리 플랫폼인 아이에스센터(IS Center)와 융복합보안관제솔루션인 라이거원(LIGER-1)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올해 해외 매출만 17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오는 2015년까지 전체 매출에서 해외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 또한 15%대로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회사명도 해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회사명을 정할 당시 에스키모인의 주거지인 이글루가 머릿속에 이미지가 쉽게 그려져 해외 진출시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이글루가 추위로부터 에스키모인들을 보호하듯 우리의 기술이 각종 해킹 위협으로부터 고객사를 보호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이렇듯 성장을 자신하는 배경에는 바로 이글루시큐리티의 탁월한 기술력이 자리하고 있다. 이글루시큐리티는 세계 최대 방화벽 업체인 체크포인트사의 프리미어 'CCMSP(Check Point Certified Managed Service Provider)' 인증을 아시아 최초로 획득했고 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인 'ISMS 인증', 정보보호관리체계 국제규격 인증인 'ISO27001 인증'도 따내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실적 상승세도 놀랍다. 지난해 매출액 362억원을 기록하며 20%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자랑한 데 이어 올 1∙4분기 매출도 94억원 수준으로 양호하다. 이런 추세면 올해 매출 500억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는 요즘 들어 인문학 공부에도 공들이고 있다. 올 3월부터 고려대 문화예술최고위과정을 밟으며 다양한 학문을 접하고 있는 것. 왜 갑자기 인문학일까. 이에 대해 이대표는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의외로 쉽게 무너지는 사례를 종종 목격하면서 기술력뿐 아니라 인문학과 같이 사람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인간을 중심에 두고 난 뒤에야 진정한 혁신이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인문학을 통해 얻은 통찰력을 사업구상에 녹여내겠다는 포부다.
시가총액 15조원에 이르는 이스라엘 보안업체인 체크포인트를 롤모델로 한 걸음씩 정진해나가겠다는 이 대표. 2년간 지식정보보안산업협회장으로 일하며 업계의 맏형으로도 활약한 이 대표의 비상은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