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미국이 중국산 타이어에 적용한 특별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와 고율관세 부과는 WTO 협정에 위반하지 않는다며 미국의 손을 들어줬다.
미국은 2009년 말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이 급증하자 세이프가드를 발동해 중국산 승용차와 경트럭용 타이어에 대해 최고 35%의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이 WTO에 제소했다. 중국은 당시 미국의 일방적 보호무역 조치에 반발, 미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잇따라 부과하면서 양국간 무역보복 전쟁이 격화했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WTO의 결정에 대해 “미국 무역구제조치의 법적 정당성을 보여주는 크나큰 승리”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무역 문제를 둘러싼 양국간 갈등에 기름을 부은 격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의회로부터 중국과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요구 받아 온 오바마 행정부는 WTO라는 지원군이 가세하면서 대중 압박 수위를 한층 높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WTO의 결정으로 오바마 대통령은 무역구제조치를 활용한 산업보호에 성공 사례를 남겨 한국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의회 비준에서도 힘을 얻을 전망이다. 그 동안 오바마 정부는 FTA를 체결해도 WTO가 허용하는 무역구제 조치를 통해 미국의 국익을 보호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최근 타결한 한미FTA에도 자동차 분야의 세이프가드 조항이 포함돼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