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포퓰리즘의 재앙 '국내'] "포퓰리즘 막는 것이 지도자의 리더십"

[인터뷰] 차모르겔리스 그리스 에게국립大교수 <BR>표심 잡으려고 베푼 복지, 원점 되돌리기 쉽지않아… 그리스 고통은 인과응보


"그리스가 국가부도를 맞는 상황까지 내몰린 것은 경제가 정치이념과 논리에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공약을 남발했기 때문에 포퓰리즘이 횡행했다. 한번 베푼 복지는 다시 원점으로 돌리기가 쉽지 않다. 복지정책을 실행할 때에는 영향과 파장을 면밀하게 파악한 뒤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야니스 차모르겔리스(사진) 교수는 10일(현지시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재정수입이 제대로 올바른 곳에 쓰이는 복지는 환영해야 하지만 과다하게 지출되거나 법과 원칙을 어기면서 사용되는 것은 정치 지도자들이 먼저 경계하고 삼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이명박 대통령의 포퓰리즘 경고에 대해 "사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 현명한 판단"이라며 "국가 경제가 줏대를 잃은 정치인들의 포퓰리즘에 종속되거나 예속되는 것을 막는 것이 국가 지도자의 리더십"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이 대통령은 과천 기획재정부에서 긴급 소집한 경제장관회의에서 포퓰리즘적 재정낭비로 국가부도 사태를 맞은 그리스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정치권이 각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과거 안드레아스 파판드레우(현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 총리의 아버지) 총리가 집권했던 지난 1980~1990년대 무분별한 복지정책이 과다하게 집행됐던 점을 개탄했다. 그는 "당시 국가조직을 비대하게 늘리면서 공무원들이 급증했고 정치인들은 친분이 있는 민간기업에까지 국가예산을 사용하도록 했을 정도"라며 "백방에서 쏟아지는 국민들의 요구를 정치인들은 수용해주었고 국민들은 투표로서 이런 정치인들에게 다시 표를 던졌다"며 포퓰리즘 양산에 정치인들이 주도적으로 나섰다고 꼬집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이어 "국가부도 사태를 맞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그리스 국민들은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했다"면서 "정부는 이제 국가부채의 불편한 진실을 알리고 있고 국민들도 국가부채의 위험성과 파괴력을 인식하고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정부가 국가부채를 줄이기 위해 세금을 올리고 각종 복지혜택을 없애면 국민들의 고통이 시작되고 사회적 반발도 확산될 것"이라며 "과거 무분별한 복지정책이 가져다 준 인과응보"라고 말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까지 한국 정치권이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그에게 조언을 구했다. 차모르겔리스 교수는 "어느 나라든지 국가부채는 있다. 집을 살 때 평생 저축해서 사는 사람이 어디에 있나. 돈을 빌려서 집을 구입하게 된다. 이는 미래를 위한 좋은 투자가 된다"면서 "국가부채도 마찬가지다. 생산적이고 효율성이 높은 곳에 쓰이면 문제가 없지만 무계획적으로 사용되면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그리스가 이 같은 경우다. 국민들의 요구를 마구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후세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 수 있는 복지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정치 지도자들의 올바른 생각과 리더십에 달려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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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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