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서울 서부경찰서는 교직원 채용 등을 이유로 지인들로부터 거액을 받고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로 사립고등학교 교직원을 지낸 김모(32)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에 있는 한 사립고등학교 행정실 직원이던 김씨는 지난 2012년 6월부터 올해 5월 중순까지 친구와 선후배 등 8명으로부터 청탁 명목으로 총 7억7,000만원 상당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불법 인터넷 스포츠토토 게임에 빠져 도박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씨는 동네 선후배 등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학교 법인의 이사장이 자신의 아버지라고 속여 행정실에 취직시켜주겠다는 등의 거짓말로 380여회에 걸쳐 계좌이체를 통해 돈을 건네받았다. 또 피해자들의 의심을 사지 않기 위해 급여통장을 만들게 하고 매달 70만~160만원씩 최대 2년간 월급 명목으로 입금해주는 등 치밀함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기를 당한 피해자들은 김씨의 말만 듣고 다니던 회사를 관두거나 운영하던 미용실·당구장 등을 폐업한 경우도 있었다.
경찰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일자리였음에도 피해자들은 안정된 일자리를 원하는 마음에 계속 김씨에게 돈을 건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씨가 지금까지 밝혀진 것 이외에 더 많은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고 추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