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스티븐 로치박사는 세계 경제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미국의 실질금리 인상이나 달러화 평가절하가 이뤄져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이 과정에서 한국, 일본,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타격이 가장 크겠지만 세계 전체 경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이를 감내해야 하며, 각국은 내수촉진을 통해 다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로치 박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빌딩에서 언론과 국내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서 "현재 미국의 소비가 거의 유일하게 세계 경제 성장을 이끌고있다"면서 "이같은 불균형 상태는 지속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의 민간소비는 GDP대비 비중이 70%을 넘어 사상최고 수준까지 '과열'된 반면 소득 증가는 이에 따르지 못해 부동산 등 자산을 활용한 차입으로 어렵게지탱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또 이같은 비정상적 소비 과잉으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현재 전체 GDP의 6.5% 수준까지 치솟아있고 결국 미국 경제는 현재 중국 등 아시아국가들의 잉여저축을 수입해 근근이 지탱하고 있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불균형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정책금리를 현재의 두 배 수준인 5~5.5%까지 인상, 소비를 진정시켜야 하지만 FRB가 현재 정치적 상황 등을 고려해 이를 감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미국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통화가치 조정 뿐이며, 현재 재정적자 규모 등으로 미뤄 최소 10%정도 더 달러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는 이 경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은 자국통화 절상과 미국의 소비위축으로불가피하게 수출과 경제성장 측면에서 '이중 고통'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로치 박사는 미국의 경기 하강 국면 진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 "현재 미국의 경제는 침체까지는 아니지만 성장 둔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전날 발표된 미국 내구재주문동향을 비롯해 최근 발표된 유통업매출, 소비자물가지수 등의 지표가 예상보다 나쁘다"면서 "50달러 이상의 유가가 지속될 경우 하반기부터는 '침체'를 거론할수 있는 상태에 이를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모건스탠리의 공식적인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는 3.8%지만 개인적으로는 이의 절반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본다"고 말해 비관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중국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꼭 위안화 절상이 필요하다고생각하지 않지만 미국 정치인들은 미국의 경제 문제를 중국 탓으로 돌리며 절상을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치 박사는 이와함께 현 한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내수 부진을 꼽고 이를타개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보를 통해 경제 시스템의 효율성을 높여야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한국이 외환위기 이후 금융부문 구조조정, 외환보유고 증가 등 긍정적변화를 겪었으며 금융허브 구상도 강점을 가진 부문을 특화한다면 실현 가능하다는견해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신호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