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감원한파 어디까지…/불황여파 광고업계 강타

◎부서 해체에 회사 공중분해도/일부사 고성장 불구 부장급 권고사직/“나도 멀잖다” 사기저하 등 후유증 심각/“장기투자 외면한 채 손쉬운 방법 채택” 비판도불황의 여파가 광고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광고업계에도 예외없이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타파를 위한 구조조정과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특히 이번에 나타나는 양상은 경비줄이기나 생산성향상과 같은 소극적 대응보다 조직개편, 감원 등 전에없던 「강수」다. 이는 매체변화, 시장개방,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수주경쟁 등 광고환경의 급속한 변화를 광고업계가 피부로 깊이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키고 있다. 좀체 없던 양상이라 혼란도 크다. 부서통페합, 인력재배치등 과감한 시도가 해고를 비롯 회사 자체를 없애는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광고인들의 사기저하는 물론 고용불안에 질적수준 하락등 후유증도 우려되고 있다. 「광고업계의 신사」라 불려온 D그룹 계열의 O사는 최근 사업다각화 전략에 따른 방만해진 조직을 슬림형으로 재정비하는 한편 수익성이 저조한 일부 프로덕션사업도 과감한 리스트럭처링을 통해 인력효율화를 끌어올리기로 했다. 한마디로 광고대행업 자체에 충실하기로 한 것. 오리콤은 이 과정에서 프로모션 크리에이티브팀등 일부 팀을 해체하면서 1년차 신입사원부터 10년이상 부장급 간부등 모두 53명 직원들을 정리했다. 한때 2차 감원이 있다는 루머에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져 최고경영자가 『더 이상 감원은 없다』며 진화했지만 감원 후유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측 관계자는 『국내 시장개방과 무한경쟁등 시장여건이 날로 심화되는 현실을 감안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T그룹 계열의 D기획은 지난해말 조직개편을 시도하면서 2백35여명의 인원을 2백20여명으로 줄였다. 특히 본부장급 간부를 아랫직원인 국장급으로 배치하는등 밀어내기식 업무조정을 통해 감원, 한때 간부 사원들의 흔들림이 심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4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룬 K기획도 영업강화, 신규사업 확대, 해외 프로모션 진출, 기존 광고대행업 주력등 4대사업 위주로 초점을 맞춘 조직개편을 하면서 연차가 오래된 부차장급 8명을 권고사직시켰다. L사도 부장·차장·대리급 사원 몇명을 보직해제, 영업지원팀으로 대기발령시켰다. 특히 중견기업인 K사 계열의 N기획은 이달안으로 회사자체를 없애기로 결정, 70여명의 사원중 20여명은 계열업체로 재배치했으나 나머지 50여명은 별다른 대책없이 해고통지서를 발송한 상태이다. 이밖에 L그룹의 D기획이 2000년 최고대행사를 꿈꾸며 3년간 조직개편 및 전략사업에 집중키로 했으며, S그룹의 J기획, H그룹의 K사등 도 그룹방침과 맞물려 올 경기 불황에 대비, 인원감축, 조직개편등의 구조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같은 경영진의 사업구조 조정이 인력투자, 기술개발등 장기적인 투자보다는 인원감축이라는 인력비용 줄이기 차원, 즉 손쉬운 비용절감을 위한 단기적인 사측의 일방적 해고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냐하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경쟁력제고를 위해 업무간소화, 조직통페합, 불요불급 부서페지등 사업구조조정 및 조직개편등의 원칙을 들어 부과장급 중간관리자와 일반사원에까지 가해지는 과감한 메스는 누구나감원대상일 수 있다는 고용불안에 따른 심리적 동요를 유발하고 더 나아가 조직원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업계의 한 임원은 『올해는 각 기업들이 저마다 경기불황에 대비 광고예산을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이는등 광고업계가 그 어느때보다 어려운 실정이나 단순히 비용감소만을 위한 대책없는 인원감축은 가뜩이나 해외유수 광고업체가 몰려드는 시기에 질적하락등 업계 전반적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며 『인력투자, 기술개발등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사업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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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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