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美 청문회서도 '월가 탐욕' 질타

"금융사 높은 수수료 챙기고… 일자리 뺏고…"<br>버냉키, 일정부분 잘못 인정 "시위대 주장에 공감" 피력도

'대형 금융사가 25~30%의 높은 수수료로 불로이익을 챙기고 있다. 월가의 탐욕이 청년들의 소중한 일자리를 빼앗아갔다.' 자유민주주의의 본산인 미 의회에서 갈수록 도를 넘는 월가의 탐욕과 이기주의가 도마에 올랐다. 아울러 월가 금융자본의 무분별한 행태를 마냥 방치해온 규제 당국에 대해서도 거침없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4일(현지시간) 미 의회가 미국 경제 전망을 주제로 개최한 합동청문회에서는 의원들이 당적을 가리지 않고 월가의 탐욕스러운 자본주의에 대한 질타를 퍼붓는 바람에 월가 성토장으로 변했다고 미국 언론이 전했다. 특히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청문회에 출석해 경기부양을 위한 질문뿐만 아니라 최근 '월가를 점령하라'는 구호를 앞세워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反) 월가' 시위에 대해서도 공격적인 질문을 받아 진땀을 흘려야 했다. 버나드 샌더스 버몬트주 상원의원은 버냉키 의장에게 "월가의 탐욕과 무모함이 지금의 경기불황을 가져왔으며 또 많은 사람의 일자리를 잃게 했다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버냉키 의장은 이에 대해 "월가가 과도한 위험부담을 지고 투자를 해왔으며 이 같은 월가의 실수는 일정 부분 규제 당국에도 책임이 있다"며 월가와 금융규제 당국의 잘못을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샌더스 의원은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 등 대형 금융사가 25~30%에 이르는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며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에만 급급한 월가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서도 의견을 물었으나 버냉키 의장은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리스 힌치 민주당 하원의원도 상위 1%가 전체 부의 33%를 차지하고 하위 15%는 3%의 부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지적하며 소득격차를 해소할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하지만 버냉키 의장은 마땅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버냉키 의장이 청문회 출석에 앞서 월가 시위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다는 나름의 뜻을 피력했다고 전했다. 버냉키 의장은 반월가 시위에 대한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금융 부분 문제가 우리를 보다 어려운 상황으로 몰고가고 있다는 지적은 타당한 측면이 있다"며 시위대에 공감의 뜻을 보였다. 그는 특히 9%에 이르는 미국의 높은 실업률을 거론하며 "나는 무작정 그들을 비판할 수 없으며 미국인들은 워싱턴의 정책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행정부와 의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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