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정치색 벗어난 개인적 서사로 세계화 모색을"

한국문학번역원 '세계번역가대회' 국내작품 해외진출 전략을 말하다<br>'엄마를 부탁해' 등 성공 불구 아직 전쟁·분단 주제가 대부분<br>쉽고 재미있는 작품 소개하고 유능한 현지 출판사 발굴도 필요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에서 출간돼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

한국보다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된 김진경 작가의 '그림자 전쟁'.

아동 문학 작가 김진경의 차기작 '그림자 전쟁'이 10월 국내 출간에 앞서 이달 초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됐다. 김 작가의 전작 '고양이 학교'가 지난 2004년 프랑스에 출간돼 3만부 가량이 판매되는 성공을 거두면서 프랑스 출판사가 직접 김 작가에게 차기작 원고를 청탁해 출간 계약을 맺었다. 올 상반기 신경숙 작가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문학계의 또하나의 쾌거다.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를 중간점검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올해로 창립 10주년을 맞은 한국문학번역원은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한국언론회관에서 국내ㆍ외 번역 전문가 20여명과 함께 '제 5회 세계번역가대회'를 개최한다. 특히 매년 10월이면 한국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되풀이되곤 하는데 이번 행사에서는 한국 문학의 올바른 해외진출 방향과 전략을 모색한다. 이번 대회의 발제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이 경제성장과 함께 이루어진 결과물로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김우창 이화여대 석좌교수는 기조연설에서 "한국작품의 해외진출이 삼성이나 LG, 현대 등의 제품들이 해외에 진출하는 것과 시기를 같이 하는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라며 "경제 성장은 물질적 부를 위한 조건이기도 하지만 문화적 세계성의 조건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한국의 작가들은 정치적 의도를 가진 작가, 즉 김지하, 고은, 황석영 등이었지만 신경숙은 주로 개인적인 서사를 담고 있다"며 "앞으로는 정치에서 벗어난 작품들이 세계시장 진출을 더 용이하게 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문학의 해외 진출을 지속하기 위한 과제로는 ▦쉽고 재미있는 작품의 소개 ▦전문 번역팀 양성 ▦에이전시 및 편집인의 적극적인 참여 ▦시장 조사 및 독자층에 맞는 마케팅 ▦해외 출판사 선정의 중요성 등이 꼽혔다. 카타리나 보르하르트 독일 남서부방송(SWR2)의 문학담당 기자는 "얼마 전까지 독일에 소개된 한국 문학은 전쟁과 분단을 주제로 하는 원로 남성 작가들의 60~70년대 작품이 대부분이었다"며 "유머와 가벼움의 결여가 한국 문학의 큰 아쉬움"이라고 말했다. 좋은 작품의 출판만큼 적극적인 홍보도 강조했다. 브루스 풀턴 브리티시컬럼비아 대학 교수는 " '엄마를 부탁해'의 편집자와 출판사는 자사 도서를 위해 대규모 홍보ㆍ마케팅 활동을 펼칠 자금력을 갖추고 있었다"며 "이 출판사는 책을 출간하기 전에 적어도 6개월간 사전 출판본을 대량 배포했고 '뉴욕타임스'와 미국 공영라디오 방송인 NPR 등 미국 전역의 대중 매체에 해당 소설 영품판의 서평을 실었다"고 말했다. 반면 "2006년 LA 한국문화원에서는 최윤ㆍ최수철 작가가 참석한 이중언어 낭독회가 열렸지만 청중이 고작 20명이었다"며 "책을 적절히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출판사를 적극 물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밖에도 이번 행사 기간동안 소설가 이문열과 은희경, 이승우가 함께 참여해 번역가 및 출판 관계자들과 함께 한국 문학 세계화를 위한 토론을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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