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美에 부는 의료 한류 바람

전문 경영인 영입 LA차병원 의료 장비 등 적극적 투자<br>환자 급증·수익 크게 늘어 6년 만에 2,000만弗 흑자<br>남가주 세번째 규모 '우뚝'

LA할리우드장로병원(LA차병원) 응급실에서는 하루 평균 100여명, 연간 3만5,000명가량의 환자가 진료를 받는다. 환자의 보호자가 응급실 진료를 위해 수속을 밟고 있다. /사진제공=LA차병원


차병원그룹이 세계적인 메디컬그룹인 테넷그룹에서 인수해 지난 2004년부터 운영하고 있는 LA할리우드장로병원(LA차병원)이 미국에 한국 의료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까다롭고 복잡한 보험체계와 배타적인 문화 등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 다양한 서비스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 LA차병원은 434개의 병상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환자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대부분 1인실로 운영하는 것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의 1,500병상 규모에 해당하는 대형병원으로 볼 수 있다. 전체 500여명의 의사가 이 병원과 계약하고 있으며(미국은 병원에 의사가 귀속되는 형태가 아니라 개별적으로 계약하고 필요시에만 업무를 보는 형태로 돼 있음) 직원은 1,400명 정도 된다. 하루 평균 300여명의 환자가 입원해 병상 점유율은 70% 안팎. 응급실에도 하루에 100여명씩 연간 3만5,000여명이 들어온다. 이 병원에서는 신생아도 연간 5,000여명이 태어난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세 번째로 큰 규모로 진료 실적은 인수 당시에 비해 크게 늘었다. 인수 초기인 2005년에는 매출 9억4,980만달러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74만달러의 적자를 보였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10억7,028만달러에 2,159만달러의 EBITDA 흑자를 기록할 정도로 놀랍게 발전했다. 이런 성과는 전문 경영인 영입으로 시작됐다. 이 병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램비스와 수석부사장 데보라 에틴저는 병원경영 전문가들이다. 램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인문학(UCLA 학사)과 행정학(USC 석사)을 공부하고 약 20여년 동안 병원에서 경영업무를 담당해왔다. 에틴저 수석부사장도 25년여간 해당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기존 경영진이 병원 인수 후 경영 정상화에 집중한 데 비해 이들은 LA차병원이 성장할 수 있도록 능력을 집중했다. LA차병원의 한 관계자는 "경영진이 병원 경영에 참여한 후 적극적으로 투자해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며 "이런 투자가 진료 환자 증가와 병원 수익 증대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영진은 우리나라에서는 구형 모델로 분류되지만 미국에서는 흔하지 않은 64채널 슬라이스 컴퓨터단층촬영(CT)를 조만간 들여오고 유방암 검사 기기도 새롭게 도입하기로 했다. 이동식 방사선 촬영장치 4개를 들여왔고 병상의 침대 222개를 새로 갖췄는데 중환자실에 들여온 3만달러짜리 침대는 통역기능도 갖췄다. 이 같은 경영진의 투자로 USC의 의사가 교육을 받기 위해 이 병원으로 오는 등 우수 의료진이 병원으로 몰리고 있다. 의사들의 뛰어난 실력은 환자 수와 진료 수입 증가로 연결된다. 최근에는 NBA 농구팀인 LA클리퍼스가 LA차병원과 공식지정병원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를 두고 램비스 CEO는 "강점이 있던 심장내과나 산부인과 등에 이어 다른 분야로 발전해나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LA차병원은 교민을 비롯해 아시아계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문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식 식단에 20여명의 한인 간호사가 환자의 회복을 돕는다. 산후조리를 하고 있는 루프 도밍고(34)씨는 "미역국을 먹고 산후조리에 큰 도움이 됐고 간호사의 친절함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LA차병원의 한 관계자는 "진료뿐만 아니라 한인 사회에 대한 봉사의 일원으로 운영하는 병원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며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 내 차움 멤버십을 판매하는 등의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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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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