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료를 올리기 시작했다. 삼성화재가 총대를 메고 4%대의 인상을 단행한 이후 현대해상ㆍ동부화재ㆍLIG손해보험 등 여타 보험사들도 보험료 인상을 서두르고 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 정비수가가 오르고 손해율도 상승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7% 이상 보험료를 인상해야 하지만 서민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인상폭을 4%대 이하로 묶었다”며 자애로움도 드러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올라가면 보험사의 차보험영업이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자연스럽게 보험료 인상으로 연결된다. 손해율은 보험사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내생변수가 아니라 제어가 힘든 외생변수이기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불가항력이라는 설명도 그럴싸하다.
여기까지가 보험사 논리다.
가입자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보험사들이 과연 손실축소를 위해 원가절감 노력을 제대로 하느냐고 반문한다. 사람들이 내는 보험료에서 7%는 보험설계사 몫이다. 특히 대형 독립법인대리점(GA)은 20%에 가까운 엄청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
현재 국내 자동차대수는 1,650만대. 시장은 사실상 포화됐다. 이를 놓고 13개의 손보사들이 자동차보험 경쟁을 한다. 보험설계사를 많이 확보한 곳은 7%의 수수료만 부담하지만 그렇지 못한 중소형 보험사들은 시장 기반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GA들에게 절대 의존한다. 보험판매 ‘수수료 인플레이션’을 증폭시킬 수 밖에 없는 구조다.
한마디로 차보험료 인상에는 보험사들의 ‘파이 경쟁’비용이 잔뜩 담겨 있다는 의미다.
정부나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손해를 보면서도 보험료를 적정한 가격으로 조정하지 못한다는 볼멘소리를 하기 앞서 가입자들의 시선에서 되짚어보는 ‘역지사지’의 현명함을 갖기 바란다. /vic sj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