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십자각] 직접투자만이 능사는 아니다

『뭐가 버블이고 과열입니까. 대체 코스닥종목들의 적정주가를 얼마라고 생각하고 그런 말을 하는 겁니까』 『요즘 증시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겁니까. 인터넷이나 정보통신주 외에는 주식이 아닌가요』요즘 개미군단의 전화는 두 부류로 나뉜다. 하나는 코스닥시장을 철저하게 옹호하는 사람들이고 다른 한 쪽은 거래소 종목에 투자, 상당한 손해를 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다. 코스닥시장이 연일 폭등하며 전광판을 빨갛게 물들이자 코스닥 열차를 탄 투자자들과 그렇지 못한 투자자들간의 골이 갈수록 깊이 패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종착역을 알지못하는 코스닥 열차에 동승하기 위해 개미군단들이 코스닥시장으로 대이동을 하고 있다.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던 큰집(거래소)을 떠나 잔치판이 벌어진 작은집(코스닥)으로 잰 걸음을 재촉하는 형국이라고 보면 꼭 맞다. 코스닥시장, 그중에서도 인터넷이나 정보통신관련주는 조그마한 재료에도 상한가 행진을 이어간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코스닥시장은 소문과 루머가 판치는 요지경이 됐다. 모든 종목이 예뻐 보이고 무엇을 사도 오를 것같은 착각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사자행렬에 몸을 던진다. 개인투자자들에게 거래소 체감지수는 600포인트 이하라지만 코스닥의 경우 현 코스닥지수의 2배는 족히 됨직한 상황에서 어쩌면 당연한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코스닥시장이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는 것 같은 위험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고 있다. 상승의 끝을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지막 상투를 잡는 사람을 찾기 위해 원으로 둘러 서서 눈을 감은 채 수건을 돌리고 있는 양상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모두가 마지막 술래가 결코 자기는 아닐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그러나 마지막 술래는 나오게 마련이다. 자신의 쌈짓돈 전부를 날릴 가능성이 아주 높은…. 모 아니면 도 라는 도박심리가 팽배한 개인투자자들을 보면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오늘 이익은 내일의 손해가 될 수도 있고 오늘 손실은 내일 이득으로 바뀔 수 있는게 주식인데 매일 목숨을 걸듯이 객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시세판을 보며 매일 매일 아슬아슬한 위험을 즐기는 개인투자자들도 이제 직접 투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직접투자에 재미를 느끼는 개인투자자에게는 아직은 귓전 밖이겠지만 간접투자의 길도 곱씹어 볼 만한 재테크 기술이다. 좋은 펀드를 찾아 쌈짓돈을 맡겨두고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상당폭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에게 『이제부터라도 간접투자를 생각해 보라』고 권하면 되돌아 오는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잃었을 때는 본전생각이 간절하고 조금 따면 더 큰 것에 눈길이 가는게 도박에 빠진 사람들의 생리다. 그러나 주식시장의 투기적 요소를 십분 감안하더라도 주식은 결코 도박과 혼동되어서는 안된다. H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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