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외국인 6일새 1조 가까이 '팔자'

6일새 9,700억원 매도…추세 전환된 거라 보기에는 일러



외국인들이 최근 국내 증시에서 연일 주식을 내다 팔면서 증시를 짓누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 등의 악재에다 최근 증시 강세에 따른 차익실현 움직임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매도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세를 감안할 때 외국인 매도세는 추세적이라기 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해석되고 있다. 1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모두 5,33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지난 12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도로 이 기간 매도금액은 9,774억원에 달한다. 특히 이날 하루 동안에만 5,000억원 이상이 빠져나가면서 코스피지수가 전날보다 0.70% 하락한 2,122.68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외국인 순매도는 유럽계 투자은행(IB)의 차익거래와 해외 펀드들의 환매 때문으로 분석됐다. 최윤곤 금감원 증권시장팀장은 “시장 위험성이 커질 때 차익거래 순매도가 나타나는데 이날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과 그리스 재정 위기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19일을 제외하고 이전의 외국인 순매도는 특이한 변화가 감지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 6거래일간의 연속 순매도 기간 중 최근 가파른 주가 상승세를 보인 자동차ㆍ조선ㆍ화학주를 주로 팔며 차익실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 기간 중 현대차, 현대모비스, 기아차 등 자동차주 3인방을 각각 3,010억원, 1,977억원, 1,426억원어치 내다 팔았고 LG디스플레이(-999억원), 삼성중공업(-966억원), 현대중공업(-905억원), OCI(-855억원), 호남석유(-735억원) 등도 대거 매도했다. 반면 최근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했던 하이닉스(1,108억원), 삼성전자(1,030억원)등 정보기술(IT)주와 신한지주(469억원), 우리금융(371억원) 등 금융주는 외려 투자 비중을 확대시켰다. 최근 6거래일 순매도에 앞서 장장 19거래일 연속 순매수랠리를 펼쳤던 외국인들이 갑작스럽게 태도를 바꾼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 ▦해외증시와의 키 맞추기 ▦부분 차익실현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다만 이 같은 외국인 매도가 추세적이라기보다는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전망이 많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리스를 중심으로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면서 유럽계 자금들이 일부 자금 회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궁극적으로 유럽 재정위기는 앞으로도 극복해 나가야 할 변수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외국인 매수세는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 상승세 속에 미국 신용등급 하향 전망 등이 단기적인 조정의 빌미를 제공한 것 같다”며 “증시 수급 주체가 외국인이기 때문에 현물 매도가 길어지면 지수의 기간 조정이 길어지겠지만 증시 기초여건을 고려할 때 가격 조정이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도 규모가 아직 의미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오랜 기간 순매수 한 뒤 일부를 차익실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지난 주 글로벌 증시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국내증시는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가별 증시 키 맞추기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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