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시론] 자영업 경쟁력을 키우자

경제는 잘되고 있다고 하는데, 거시지표도 좋다고 하는데 자영업자를 비롯한 주변사람들에게 물어보면 살 만하다고 하는 사람이 없다.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ㆍ민생경기는 밑바닥으로 인식되고 있다. 가계부채는 늘고 가계소비도 늘고, 장사는 안되고 취업도 안되고, 외환위기 때보다 더 생활이 어렵다고 호소한다. 우리 창업컨설팅 업계도 최근 몇 년 동안 봄철이면 수많은 창업 문의전화가 쇄도하던 것이 올해는 한가할 정도로 조용한 것 같다. 국내 창업시장이 이미 과포화 상태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영세자영업자들은 대형 업체들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불과 5년 전만 해도 초저가의 중국 제품들을 구매해보면 조잡하기 이를 데 없었지만 요즘 중국 제품을 구매해보면 저가이면서도 꽤 품질이 좋아 보인다. 해마다 5월이면 부모님께 드릴 카테이션 1송이에 3,000원 이상씩 줬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난해에는 3,000원이면 바구니로 포장된 카네이션을 구매할 수 있었다. 이렇게 가격이 떨어졌나 하고 바구니를 살펴봤더니 중국산이었다. 앞으로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퇴출이 예상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보면 좋은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어 편리하고 참으로 바람직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자영업시장도 국내경쟁시대에서 세계경쟁으로 바뀌게 되므로 무한경쟁의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쟁에서 지는 업체는 문을 닫아야 하고 경쟁에서 진 개인은 실직하게 된다. 다수의 힘을 빌려 정책적으로 보호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대형 업체들이 손쉽게 접근할 수 없는 틈새 분야를 개발하고 개별 업체의 장점을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열심히 일하려고 해도 일할 자리가 없고, 열심히 장사하려 해도 장사가 되지 않는 환경을 맞이했다. 여기에 모순이 있는 것 같다. 중소기업은 일할 사람이 없어 쩔쩔매고 있다고 한다. 자영업 운영을 구조적으로 본다면 경쟁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 과도한 인건비, 과도한 임차료 등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란 그리 쉽지 않다. 열심히라는 개념이 시간적 개념에서 경쟁력 강화라는 기획적 개념으로 바뀌어야 한다. 고임금 일자리를 원하려면 단순노동으로는 곤란하다. 가치 있는 일을 하려면 기업이나 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아이디어나 노하우 등을 제공해 기업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하게 만들어줘야 한다. 그래야 기업들이 고용을 창출할 기회를 갖게 되고 종사자들도 더 많은 임금을 받게 될 것이다. 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인해 수많은 실직자가 생겨 창업지원책이 많이 생겨났고 창업자금지원도 수조원을 풀었던 것 같다. 정부가 아무리 많은 자금을 지원한다 해도 자영업자의 의식구조가 해소되지 않는 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식의 지원이 될 뿐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진정한 창업지원책은 자영업 환경 변화에 따른 교육을 통해 찾아볼 수 있다. 사업 환경이 달라졌다는 것도 알고 있고, 변신을 해야 사업에 성공할 수 있다는 데는 누구나 공감하지만 실제 이를 시도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 자영업자들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고 이들의 도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그리고 변신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은 사회적 일자리 제공이나 사회적 안전망 구축 등을 통해 퇴출을 적극 도와주어야 한다. 지난해 5ㆍ31 영세자영업대책이 하루속히 정착됐으면 한다. 창업은 우리의 평생직장이자 미래이며, 성공은 우리의 희망이다. 자기고용을 통한 우리의 직장은 화초처럼 정성스레 물을 주고 가꾸지 않으면 죽어버리고 만다. 치열하게 전개되는 시장경제체제 아래 우리가 어떤 위치에 설 것인가는 바로 우리의 노력 여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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