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상장사 고액배당 러시

상장사들이 정기주총을 앞두고 잇달아 고율배당을 선언하고 나섰다. 주가하락에 대한 소액주주의 반발을 무마하고 사상최대의 흑자를 기록한 지난해의 경영성과를 주주들에게 환원하는 차원에서 앞다퉈 고액배당을 예정하고 있다. 일부 기업은 현금배당으로는 부족해 주식배당을 병행하고 있다.특히 주가가 지난해 최고가에 비해 반토막이 난 상장사들은 주가관리는 물론 주총을 무난히 치르기 위해서라도 배당을 후하게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주총을 앞두고 예정배당률을 발표한 상장사들 중 지난해 12%의 현금배당을 실시한 삼성전자는 올해 50% 배당(주당 2,500원)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정보통신업체인 SK텔레콤은 40%, LG정보통신은 30%의 고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LG전자의 경우 지난해 2%에서 올해는 20%로 무려 10배나 뛰었다. 퍼시스(40%), 유한양행(20%) 등도 고율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3월 결산법인으로 사상최고의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증권사들은 배당에서도 최고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증권이 업계 최고수준인 40~50%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신영증권도 30~50% 배당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LG·삼성·교보증권 등 대부분의 증권사들도 지난해보다 높은 배당을 검토하고 있다. 증권주의 경우 주가가 별로 높지 않기 때문에 실질적인 배당수익률은 은행 정기예금이자(연 8~8.5%)를 웃돌 것으로 보인다. 한편 올해 주식배당을 실시하는 업체는 모두 64개사. 이는 전체 상장사의 11.1%에 해당한다. 주택은행과 동방아그로·자화전자가 주식배당률 10%를 공시해 가장 높다. 이중 현대종합상사·동국제강·한국코아 등 주가가 액면가를 밑도는 기업은 추가로 현금배당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고액배당이 쏟아지는 가장 큰 이유는 주가하락으로 인한 주주손실을 보상하기 위해서다. 주식투자로 손실을 본 소액주주에게 배당으로 어느 정도 손실을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가스공사와 한국통신은 이에 따라 소액주주와 대주주의 배당률을 차등화, 소액주주에게 후하게 지급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에서는 주가관리, 즉 코스닥시장과의 역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상장기업들의 주주 중시경영 의지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은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정도로 배당을 현실화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고액배당이 가능한 데에는 상장사들이 지난해 사상최고의 흑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깔려 있다. 법정적립금 등을 쌓고도 배당가능 이익이 상당히 남아 있기 때문에 고액배당이 가능한 것이다. 고액배당이 쏟아지자 일부에서는 이 기회에 시가배당제를 할 것을 요구해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서진석(徐晋錫) IR협의회장은 『상장사들이 고액배당을 실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경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무작정 고액배당을 선언하기보다는 배당가능 이익 중 주주에 지급되는 몫인 배당성향을 높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 』고 밝혔다. 이장규기자JKLE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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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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