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바이올린을 전공하다 손을 다치게 돼 지휘자로 전향한 뒤 외국의 지명도 있는 콩쿠르에서 입상까지 한 재능있는 지휘자 최영후와 그를 사랑하는 두 여자사이의 삼각관계를 기본 골격으로 해 이야기가 전개된다.부유하고 화려한 피아니스트 조수아(염정아 분)와 그의 예고 동창이자 구청 문화공보과 하급직원 김은혜(김남주 분)는 최영후를 사이에 두고 연적관계가 된다.
첫 방송분은 외국에서 지휘공부를 마치고 돌아왔으나 마땅히 자리를 구하지 못한 영후가 심부름으로 교향악단에 악보를 전해주러 갔다가 그곳에서 우연히 구청 문화공보과 직원인 어린시절 친구 은혜를 만나면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영후와 수아와의 첫 만남은 수아의 귀국연주회장. 영후는 음악회 뒤 파티장에서 수아에게 협연 도중 두마디를 틀리게 연주했다고 지적했다가 크게 다툰 뒤. 이를 계기로 둘은 가까워진다.
이밖에 이경영이 자신을 따르는 재능없는 신예 지휘자를 밀어주기 위해 경쟁자인 영후를 음해하는 악역으로 등장하며 곽현식, 정은표, 신신애, 권은하가 감초역할을 하는 조연으로 출연한다.
그러나 음악을 다루는 드라마들이 그렇듯이 「크리스탈」도 피아노를 칠줄 모르는 연기자가 억지로 피아노 연주에 심취한 듯한 표정을 지어보인다거나 지휘자 오디션 장면에서 「재능있는 지휘자」로 설정된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어설픈 지휘모습 등으로 소재 소화에 한계가 있음을 보여줬다.
이에 구본근PD는 『이 드라마가 본격 음악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교향악단」이라든가 「클래식 음악 연주」 같은 소재들이 드라마적 소품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사실상 「크리스탈」은 한 남자와 두 여자의 삼각관계를 기본 구도로 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이며 교향악단이라든가 지휘자 또는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은 부수적효과장치에 불과하다.
드라마에서 재능있는 지휘자 최영후 역으로 출연하는 박용우는 지휘자 역을 소화해내기 위해 8월 말부터 틈틈이 음악레슨을 받고 있다고 하나 역시 지휘자 역을깔끔하게 소화하기에는 버거워보였다.
그의 상대역으로 등장하는 염정아도 해외 유학까지 다녀온 재능있는 피아니스트라기보다는 「돈 많고 잘 노는 오렌지족」이나 「모델」같은 캐릭터에 더 가까운 모습으로 비쳐진다.
박연우기자YW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