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원료투입부터 배송까지 원스톱"

무림P&P, 국내 첫 펄프_제지 일관화 공장 내달 가동<br>초지기 공정 시험가동 돌입 종이 가로폭 크게 넓히고<br>생펄프 사용해 양질 생산<br>자체 전기에너지 공급으로 年 500억 비용 절감 효과

무림P&P 울산공장은 공장길이가 627m에 이를 정도로 일자로 쭉 뻗어 있어 원료인 펄프를 집어넣으면 맨 끝에서는 종이가 바로 나오게끔 만들어 져 있다. /사진제공=무림P&P

김인중 무림P&P대표

울산 울주군 온산공업단지의 무림P&P공장에 들어서니 가장 먼저 끝없이 펼쳐진 긴 모양의 건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국내 최초의 펄프-제지 일관화공장인 이 곳은 7만9,582㎡ 부지에 4만2,895㎡규모의 연면적을 자랑하고 있다. 특히 건물 길이만 627m에 이를 정도로 길게 설계됐지만 공장의 끝과 끝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각종 설비가 배치된 것이 이색적이다. "작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펄프원료 투입부터 마지막 배송창고까지 원스톱 라인으로 연결돼있다"는 것이 공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오는 5월부터 연간 50만톤 규모의 상업생산 돌입에 앞서 시험 가동이 진행 중인 생산라인에 들어서니 초지기 공정이 한창이었다. 초지기 공정은 종이의 원료인 펄프를 가공해 종이의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것으로, 헤드박스에서 하얀 죽같은 형태의 지료(여러가지 처리를 한 펄프)를 금망(wire) 위에 뿌려주면 금망의 구멍을 통해 지료에 혼합된 물을 탈수시켜 지료를 시트의 형태로 만든다. 이후 시트지는 펠트천으로 둘러 싸여진 롤사이를 통과하며 수분을 눌러 짜주면서(프레스 과정) 종이의 형태를 갖추게 된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8.7m에 달하는 거대한 지폭이다. 초지기를 거쳐 생산되는 시트지의 가로폭이 일반 아파트의 3층 높이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봉훈 품질보증팀장은 "기존에 국내 최대 지폭인 5.3m보다 지폭을 4m나 넓혀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원료투입부터 포장까지 전 생산공정도 자동화로 진행된다. 때문에 4조 3교대로 돌아가는 근무인력은 한 조에 50여명 뿐이다. 각 공정마다 공장 한쪽 켠에 통제실 부스를 마련, 3~4명의 관리자들이 동시에 수십대의 컴퓨터 모니터를 살펴보며 생산 현황을 체크하는 시스템이다. 무림P&P 공장의 가장 큰 차별점은 펄프공장에서 바로 공급받은 액체 상태의 생펄프를 원료로 사용한다는 점이다. 생펄프를 사용할 경우 목재칩 건조 및 해리과정에서 발생하는 섬유소 파괴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어 '섬유질이 살아있는 뛰어난 품질의 종이'를 생산할 수 있다. 실제 생펄프를 이용할 경우 건조펄프를 이용한 종이제품보다 강도가 15~20%까지 개선되고 열변형이 없어 백색도도 더 뛰어나다. 무림P&P는 목재칩을 이용해 펄프를 만드는 공정에서 발생하는 흑액을 연소시켜 자체적으로 스팀과 전기에너지를 생산하고 있다. 즉 펄프공장에서 만드는 스팀에너지로 일관화공장의 종이를 건조시키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저탄소 녹색공장을 지향하고 있다. 또한 펄프 건조에 사용되는 스팀을 종이 건조에 이용하며 연간 약 15%가량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정 생산기획팀장은 "일관화공장에서 연간 50만톤의 인쇄용지를 생산하기 위해 필요한 연간 70~75만톤의 스팀을 자체 조달할 수 있게 됐다"며 "이를 통해 연료비(벙커C유) 등으로 연간 450억~5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인중 무림P&P대표 "中 업체 맞서 원가 경쟁력 확보"

"울산 일관화공장 가동에 힘입어 중국 제지업체들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원가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김인중 무림P&P대표는 "일관화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의 60% 이상을 해외 수출로 소화하겠다"며 "올해 전년 대비 60% 이상의 매출 상승은 물론 사상 처음으로 매출 5,000억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일본 지진여파로 세계 시장에서 수급 불균형 현상이 빚어지며 미국 및 유럽, 호주 등 기존 거래선에서 물량 확대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동남아 및 남미 등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거래선 확대도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번 공장 가동에 따른 업계 전반의 가격경쟁 우려에 대해 "일관화공장의 경우 내수 보다는 해외시장을 위해 기획된 측면이 크다"며 "이미 국내 시장만으론 시장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내업체들이 해외시장에서 대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신공장 가동으로 무림P&P와 무림페이퍼, 무림SP 등 무림그룹 계열 제지 3사의 인쇄용지 생산규모는 연간 약 120만톤으로, 매출액도 1조1,000억원에 달하게 된다. 내수시장 점유율만 따져도 40%를 웃돌 것으로 회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회사측은 이번에 완공된 일관화공장 1호기라인이 안정화되는 시기에 맞춰 2호기라인 건설에 착수, 이르면 2014년께 2호기 라인 구축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내수시장 점유율이 6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앞으로 무림P&P공장을 무림 그룹 전체의 아트지 전용 생산기지화로 구축하기 위해 추가 생산시설 건설이 불가피하다"며 "일관화공장 1ㆍ2호기 라인이 모두 완성될 경우 연간 100만톤 규모의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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