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공무원이 정부 산하기관이나 민간협회 등에 재취업해 유착관계를 형성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공무원의 유관기관 재취업이 아예 금지된다.
또 세월호 참사와 같은 국가적 재난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산하에 '국가안전처'가 신설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29일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이번 기회에 우리 사회에 고질적 집단주의가 불러온 비리의 사슬을 완전히 끊어내야 한다"며 "불법을 제대로 감독하지 못하는 폐해가 생기지 않도록 앞으로 유관기관에 퇴직 공무원들이 가지 못하도록 하는 등 관련제도를 근본적으로 쇄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민관유착의 문제를 넘어 공직사회가 바뀌어야 하고 공직자들이 변해야 한다"면서 "이 같은 문제는 비단 원전·문화재·해운 분야뿐 아니라 철도·에너지·금융·교육 등 국민생활과 밀접한 곳곳에 산재해 있다"고 언급해 전분야에 걸친 공직사회 개혁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이번만큼은 소위 '관피아'나 '공직 철밥통'이라는 부끄러운 용어를 우리 사회에서 완전히 추방하겠다는 심정으로 관료사회의 적폐(積弊)를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까지 확실히 드러내고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는 반드시 과거로부터 이어온 잘못된 행태들을 바로잡고 새로운 대한민국의 틀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며 "내각 전체가 원점에서 국가를 개조한다는 자세로 근본적이고 철저한 국민안전 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재난 컨트롤타워에 대해 "국가 차원의 대형 사고에 대해서는 지휘체계에 혼선이 발생하지 않도록 총리실에서 직접 관장하며 부처 간 업무를 총괄 지휘하는 가칭 '국가안전처'를 신설하려 한다"고 밝혔다. 국가안전처는 사회재난과 자연재해 관리를 일원화해 지휘하게 된다.
박 대통령은 "국가안전처는 재난안전 전문성을 갖춘 전문가 조직으로 확실하게 만들 것이며 순환보직을 제한하고 외국인 전문가 채용까지 고려하겠다"며 "신속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 개편안을 만들어 국회와 논의해주기 바란다"고 내각에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아울러 "새로 만드는 국가안보처는 군인이 전시에 대비해 반복훈련을 하듯이 인명과 재산피해를 크게 초래하는 사고를 유형화해 특공대처럼 대응팀을 만드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평소 훈련을 하고 만에 하나 사고가 나면 전문팀을 파견해 현장에서 사고에 대응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사고를 예방하지 못하고 초동대응과 수습이 미흡했던 데 대해 뭐라고 사죄를 드려야 그 아픔과 고통이 잠시라도 위로를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사과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태 수습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담화 형식으로 별도의 대국민 사과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