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목표전환형 랩 목표수익률 명시 두고 갈팡질팡


업계 “가이드라인 제시해 달라” 최근 A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는 B 증권사의 목표전환형 랩 관련 기사를 읽고 눈이 휘둥그레졌다. 금융 감독 당국이 올 초 랩 판매시 목표수익률을 제시하지 못하도록 금융투자업 규정을 개정했는데도 버젓이 기사에 목표수익률이 명시돼 있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문의한 결과 그는 스폿랩이 아닌 목표전환형 상품의 경우 수익률을 명시해도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래서 유사한 상품을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며칠만에 금감원은 목표전환형 상품 역시 목표수익률을 명시할 수 없다며 관련 상품을 인가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 당국이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랩 상품 판매에 제동을 걸었으나 규제 기준이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아 혼선을 빚고 있다. 올 초 금융감독원은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스폿랩의 투자를 권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 규정 개정안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다. 하지만 지난달 초 금융위원회는 자본시장국 업무 브리핑에서 “스폿랩과 달리 목표전환형 랩은 목표수익률을 달성한 후 다시 투자자의 동의를 받아 계약을 갱신하기 때문에 투자자보호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밝혀 전환형 상품의 경우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이 문제 없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초 7%의 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되는 목표전환형 랩 ‘신한 7 Luck 스위칭 Wrap’을 출시했고 상당수 증권사들이 목표전환형 상품 기획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에는 금감원 측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목표전환형 랩 상품도 목표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각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들은 다시 한번 혼란에 빠졌다. 목표전환형 자문형랩 출시를 앞두고 있던 메리츠종금증권은 뒤늦게 금감원의 통보를 받고 목표수익률을 명시한 판촉물과 투자설명서, 약관 등 관련 서류를 모두 폐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메리츠종금증권은 결국 고객이 목표수익률을 직접 정하는 경우에 한해 목표전환형 랩 상품 권유가 가능하다는 금감원 측의 최종 입장을 확인하고 전날 목표전환형 자문형랩 ‘메리츠 스마트랩 체인지-가울 1호’를 출시했다. 금감원이 목표전환형 랩에 대해서도 목표수익률을 제시하지 못 하도록 제동을 걸면서 일종의 목표전환형 상품인 ‘스텝다운랩’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스텝다운랩이란 ‘자산배분 수익률’에 도달하면 주식 편입비중을 축소하는 방식으로 운용되는 상품이다. 금감원은 스텝다운랩이 ‘목표수익률’ 대신 ‘자산배분 수익률’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만큼 투자자에게 확정적인 장래 수익률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두 용어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호하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금감원이 목표달성형 랩어카운트 상품 규제를 두고 이처럼 혼선을 빚고 있는데 대해 한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는 “금융 감독 당국이 ‘뒷북 제재’라는 비판을 피하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뚜렷한 가이드라인도 없이 규제부터 하고 나섰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감원은 증권사들이 랩 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사전적으로 제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랩의 본질은 펀드와 같은 상품이 아닌 서비스인 만큼 사후 서비스를 통해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계약을 체결한 후 증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건전한 영업질서 유지나 투자자보호에 위배 된다면 사후적으로 제재하는 것이 옳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제는 매번 그 기준이 바뀐다는 데 있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증권사들은 랩 어카운트 상품 운영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하루 빨리 마련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랩 운용 담당자는 “지금처럼 뚜렷한 기준 없이 증권사가 상품을 내놓으면 제재하기를 반복하는 식으로 규제를 한다면 시장혼란만 부추긴다“며 “감독 당국부터 규제 기준을 명확히 하고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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