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만남… 자동운전 꿈이 현실로

■ 애플과 구글이 자동차 산업을 지배하는 날(모모타 겐지 지음, 한스미디어 펴냄)

음성인식으로 주요 부품 등 제어… 텔레매틱스, 전통 車산업 위협

애플·구글, 이미 기술 개발 나서… 우리는 제대로 준비하고 있나



'맥가이버'와 함께 198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미국 드라마 '전격 Z 작전'에는 무시무시한 자동차가 사실상 주인공이다.

전문 레이서 수준의 운전실력에 각종 첨단 정보·군사장비, 그럴싸한 농담까지 가능한 인공지능이 탑재된 '키트'. 이 꿈 같던 얘기는 서서히 현실화되고 있다. 음성인식, 자동차 기능통제 화면, 손목시계형 전화는 이미 상용화됐고, 자동운전도 시험단계다.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 영역을 정보통신기술(ICT)이 위협하고 있다. 국제가전박람회 'CES 2014'에 참석한 미국 제너럴모터스(GM) 임원이 '자동차산업 100년 역사에 가장 중대한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바로 텔레매틱스(Telematics). 정보통신(Telecommunication)과 정보공학(Informatics)을 합친 이 단어는 이미 일정 부분 실현됐다. 익숙한 네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과 연계해 자동차 디스플레이에 교통정보와 날씨, 뉴스, 음악, 동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완전한 상용화는 아니지만 음성인식을 통한 자동운전, 엔진과 서스펜션 등 주요 부품의 제어나 다이어그노스(차량 자기 진단장치) 등은 시험 단계 언저리다. IT기업과 통신인프라 업체가 자동차산업의 진화를 이끌고 있다.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산업 저널리스트 모모타 겐지는 텔레매틱스 기술의 보급과 발전 측면에서 기존 자동차산업 선진국과 신흥국 간에 큰 격차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후장대한 산업 인프라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이다.


신규 업체의 진입 장벽도 그다지 크지 않다. 글로벌 벤처캐피털의 막대한 자본이 신생기업으로 밀려들어 가는 것을 눈여겨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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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애플과 구글은 이런 계획을 잇달아 내놓았다. 지난해 6월 애플은 아이폰과 자동차를 연결하는 '카플레이(CarPlay)' 계획을 발표했다. 운전자가 말하면 아이폰이 음성인식시스템 시리(Siri)로 내용을 인식해, 자동차에 탑재된 모니터에 iOS를 띄우고 전화·내비게이션·음악·문자메시지 등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애플의 노림수가 여기에 그칠 리 없다.

이에 자극 받은 구글도 올해 1월 OAA(Open Automotive Alliance) 컨소시엄을 설립했다.

스마트폰 운용 프로그램인 안드로이드 OS를 통해 스마트폰과 자동차를 더 밀접하게 연결하고 차량 탑재기기를 작동시킨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미국 자동차업계 '빅 3' 중 하나인 GM과 독일의 아우디, 일본의 혼다, 한국의 현대 등 주요 자동차 업체와 미국 반도체 제조업체 엔비디가 참여한다.

저자는 곧 텔레매틱스용 CPU가 등장하며 인텔 등 다른 반도체업계 역시 본격적으로 자동차산업에 뛰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도 적극 대응하고 있다.

국토교통성의 '자동운전 보급 로드맵'에 따르면, 2020년 도쿄 올림픽 즈음에 고속도로까지 차선 변경을 포함한 자동운전이 실현된다. 올림픽 경기장 주변에 선수 이동용 자동운전 자동차가 운용되고, 기존 버스노선의 전기버스화 및 자동운전화가 검토될 것이다.

저자가 올림픽을 기점으로 일본 내에 자동운전 서비스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는 이유다. 누구도 예단할 수 없지만, 도도한 흐름은 드러난다. 한국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는가. 에두르지 않은 대답이 우리에게 준비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1만5,000원.


이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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