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일본 대지진] 연일 반복되는 롤러코스터 장세…주식·채권시장 '어지럼증'


국내 주식ㆍ채권시장이 일본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폭발 사태 추이에 따라 연일 롤러코스트를 타며 현기증 나는 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전의 안전성 여부가 국내 증시의 흐름을 가르는 최대 변수라는 점을 지적하며 아직 방사성 물질 유출 공포가 끝나지 않은 만큼 당분간 사태 추이를 봐가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전날 장중 한때 80포인트 넘게 하락하는 등 하루새 103포인트나 급등락했던 증시는 16일에는 장 시작부터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며 급등세를 탔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34.05포인트(1.77%) 오른 1,957.97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에는 41포인트 이상 오르며 지수를 단숨에 1,960선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 같은 강세는 일본 대지진 이후 단기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세 유입 때문이다. 비록 전날보다는 작았지만 여전히 하루 등락폭이 35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시장 흐름은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전날 현물과 선물시장에서 각각 2,000억원과 5,000계약 이상 순매도했던 외국인은 이날 완전히 방향을 바꿔 선물을 9,500억원이나 사들이면서 대규모 프로그램 매수세를 유발하면서 지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외국인들은 현물에서도 전날 대량 매도에서 탈피해 2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날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던 채권금리도 이날은 큰 폭으로 상승했다. 전날 3.4%대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3년 만기 금리는 이날 장 초반에는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시간이 갈수록 매수세가 몰리면서 결국 0.07%포인트 오른 3.64%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국고채 5년물과 10년물은 각각 0.11%포인트와 0.1%포인트나 오른 4.0%와 4.37%까지 치솟기도 했다. 이렇듯 주식과 채권시장이 전날과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은 일본의 원전 폭발 사태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지는 않을 것 같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일본이 원전 폭발을 방지하기 위해 붕소를 투입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우리나라에 지원요청을 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방사능 공포가 한풀 꺾이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채권 금리가 오름세를 탔다. 김석봉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전 폭발과 이에 따른 방사능 위험이라는 전날의 막연한 우려가 이날 상당히 희석화된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이 최악의 상황 보다는 사태 수습쪽으로 기대를 거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본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고 원전 폭발에 대한 불안감 역시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특히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의 격납용기가 손상된데다 5호기와 6호기 역시 위험하다는 소식과 현지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 등은 당분간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를 높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상황은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고 따라서 투자심리 불안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서 아직 충격에서 벗어났다고 보기 힘들다”며 “원전 관련 이슈가 계속되는 한 사태 추이에 따라 증시가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채권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재난이라는 단기 악재 때문에 금리가 부담을 느낄 정도로 많이 떨어진 것은 맞지만 아직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방사능 공포가 다음 주 유럽 정상회의, 중동 사태, 미국의 양적완화 지속 여부 등 다른 불안요인과 겹쳐 있기 때문에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당분간은 금리가 더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원전 위기가 넘긴 이후를 놓고는 전문가들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한쪽에서는 일본 경제의 피해가 워낙 커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섣부르게 판단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고 있지만, 이번 위기를 넘기면 국내 증시가 상승 탄력을 받고 채권금리도 정상화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최 연구원은 “일본 대지진이 글로벌 성장률을 마이너스로 끌어내릴 것”이라며 “이 경우 일부 업종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부정적 효과가 클 것이며 따라서 당분간 투자비중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원전 사태가 가라앉을 경우 화학 등 일부 업종에 대한 선호가 분명히 나타날 것”이라며 “ 전날의 급락으로 이미 지수 하단을 확인한 만큼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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