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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정비사업 올스톱] 주민공람 거부…너도나도 "種상향 하자"

'투자실패 무풍지대' 강남 중층 재건축도 발목


집값하락은 그동안 '투자실패의 무풍지대'로 불리던 서울 강남권 중ㆍ저층 재건축단지의 사업추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강남권 아파트 값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급락한 단지가 속출하면서 이들 요지의 재건축도 좀처럼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강남권 중층 재건축의 대명사인 대치동 은마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3월 안전진단까지 통과했지만 1년8개월이 넘은 지금까지도 여전히 사업이 조합설립추진위원회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강남구청은 오는 18일부터 은마아파트 재건축을 위한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안'을 주민공람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추진위가 '공람 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정돈 대치동 은마아파트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은 "구청이 내놓은 '1대1 재건축'안은 추진위나 주민들과는 협의가 전혀 안 된 구청의 일방적인 안"이라며 "주민공람을 거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송파구 잠실 주공 5단지 역시 7월 조합설립추진위원장이 교체되는 내홍을 겪은 후 지금까지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추진위가 '단지 내 일부 지역 상업화'등을 내세웠지만 어디까지나 서울시의 동의를 얻지 못한 희망사항일 뿐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양호한 것으로 평가되는 저층 재건축 추진 단지들 역시 사업추진이 힘겹기는 마찬가지다. 송파구 가락시영 등 이른바 '랜드마크'급으로 불리는 주요 단지들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사업이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대치동 A공인의 한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상황에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고가에 지분을 매입했던 상당수 투자자들은 금융비용까지 감안하면 남는 게 별로 없어진다"며 "수익성은 계속 악화되기 때문에 주민들의 서둘러 사업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최근 이들 재건축 추진 단지가 너도나도 '종(種) 상향'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악화된 사업성과 무관하지 않다. 대치 은마와 둔촌 주공, 가락 시영의 경우 2종일반주거지역에서 3종일반주거지역, 잠실 주공 5단지의 경우 아예 일부를 상업지역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종 상향 문제에 대한 서울시의 입장은 부정적이다.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을 무시한 채 종 상향을 허용할 경우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업체인 부동산써브의 나인성 연구원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건축ㆍ재개발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에 종 상향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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