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무성의한 中 기업들에 투자자 뿔났다


중국고섬 거래정지 사태에 사흘째 무대응 중국원양자원은 공시 지연으로 빈축 국내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이 주식 거래 정지라는 중대한 사태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가 하면 공시도 무성의하게 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1일 원주(原株)가 상장돼 있는 싱가포르거래소(SGX)에서 거래 정지되면서 국내 증시에 2차 상장된 해외주식예탁증서(DR)이 거래 정지된 중국고섬의 경우 이날까지 사흘이 되도록 거래정지 사유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유력하게 지목되는 사유는 중국고섬이 추진 중인 대규모 원료공장 건설 계획인 화샹(華祥)프로젝트. 중국고섬의 현지 고위관계자는 지난 22일 “화샹프로젝트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로서는 이 프로젝트에 대해 SGX가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았고, 이 때문에 주가가 폭락을 하자 중국고섬은 스스로 거래 정지를 요청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2차 상장이 이뤄진 한국 쪽에는 사건 발생 사흘이 지나도록 일언반구도 않고 있다. 차오샹빈(曹祥彬) 중국고섬 대표는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25일 자세한 내용을 공시할 것”이라고만 밝혔다. 한국거래소의 한 담당자는 “중국 현지에 있는 최고경영자(CEO)나 공시 담당자와 연락이 거의 닿지 않고 있다”며 “이번 사태와 관련한 공시를 싱가포르와 우리 쪽에 동시에 하겠다는 말만 하는 상태”라고 전했다. 외국계 기업의 상장시 원활한 소통을 위해 지정토록 돼 있는 공시 대리인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별다른 설명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국고섬의 공시 대리인인 법무법인 ‘상상’역시 정확한 사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고, 홍보 대행을 맡고 있는 IR큐더스도 중국고섬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투자자들로선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또 다른 중국계 기업인 중국원양자원도 불성실한 공시 태도가 문제가 됐다. 감사 보고서 제출이 늦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뒤늦게 해명에 나선 것. 전날 중국원양자원은 장이 끝난 한참 뒤인 오후 6시가 넘어 “지난해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평가손실과 관련해 외부감사인과 가격평가기관의 의견이 갈려 제출이 늦어졌다”고 공시했다. 중국원양자원은 국내 외감법을 적용을 받지 않는 기업으로 3월 결산 국내 법인들의 감사 보고서 제출일인 전날까지 보고서를 제출할 의무는 없다. 하지만 지난 2년간 한국 기준에 맞춰 감사보고서를 제출해 왔던 터라 이번 미제출에 대해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높았던 상황. 회사측은 이날 뒤늦게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사안이 회사의 감사 결과에 영향을 줄 만한 사안이 아님을 특별히 강조한다”며 “늦어도 29일 전까지 보고서를 공시토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중국기업들의 불투명성 문제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르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보다 강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현재 국내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의 정보에 대해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이 극히 제한적”이라며 “한국어가 가능한 공시 담당자를 회사에서 의무 고용토록 한다거나 한국 쪽에 사무소를 개설토록 하는 강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ㆍ이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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