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ㆍ26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가 20~40대의 변화 욕구와 정권심판 분위기에 힘입어 나경원 한나라당 후보를 눌렀다. 이에 따라 여야 정치권에 거센 후폭풍이 불어닥칠 것으로 전망되며 대선주자들 사이에도 명암이 크게 엇갈리게 됐다. 박 후보는 27일 0시30분 현재 *%가 개표된 가운데 *%를 얻어 46.3%에 그친 나 후보를 *%포인트 차로 앞서면서 당선을 확정 지었다. 그는 당선 확정 뒤 선거캠프에 나와 발표한 당선 소감문을 통해 “야권 통합 시민후보 박원순은 오늘 이 자리에서 서울시민의 승리를 엄숙히 선언한다”면서 “시민은 권력을 이기고, 투표가 낡은 시대를 이겼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난 1995년 시민의 손으로 서울시장을 직접 뽑은 이래 26년 만에 드디어 이번 선거에서 ‘시민이 시장입니다’라는 민주주의의 정신을 완성한 것”이라며 “‘서울, 사람이 행복하다’는 시정의 좌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당선자의 승리는 병역ㆍ학력 의혹과 시민단체 후원금 문제 등 극심한 네거티브 선거전에도 불구하고 양극화 심화, 물가고, 전월세난, 취업난 등으로 정권심판론이 바닥에서 형성되며 20~40대가 큰 폭의 변화를 택했기 때문이다. 평일에 치러진 보궐선거임에도 서울시장 선거 투표율이 48.6%에 달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실제 박 후보는 KBSㆍMBCㆍSBS 방송3사가 투표를 마친 시민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서면 출구조사에서 강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젊은 층으로부터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특히 30대에서 무려 75.8%, 20대와 40대에서도 각각 69.3%와 66.8%를 각각 득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야권의 총력지원 체제 속에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중도층의 결집효과도 컸다는 분석이다. 지역별로는 강서구 등 남서권, 은평구 등 북서권, 노원구 등 북동권 유권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박 후보를 지지했다. 성별 차이는 거의 없었다. 박 후보의 당선으로 당장 여야에는 거센 변화의 회오리바람이 몰아 닥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한나라당은 홍준표 대표체제 교체 여부를 둘러싼 내홍이 시작될 것으로 보이며 당이 청와대를 향해 ‘마이웨이’를 지향하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 역시 오는 12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환골탈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며 계파경쟁이 가열될 것으로 예상된다. 야권의 혁신과 통합과정에서도 시민사회세력과 ‘통합과 혁신’, 다른 야당 등의 목소리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대선주자 간에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한 조기등판론이 나올 수 있지만 일단 ‘대세론’이 다시 한번 꺾이며 상당한 상처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박원순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탄력을 받으며 앞으로 정계개편의 진앙지가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적극적으로 나선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패하기는 했지만 상당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와신상담의 시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전국 11곳에서 진행된 기초단체장 선거 가운데 8곳에서 당선자를 내며 서울시장 패배에도 불구하고 체면치레를 했다. 특히 문 이사장 등 야권이 총력 지원한 부산 동구청장 선거에서 정영석 한나라당 후보가 이해성 민주당 후보에게 14.5%포인트 차로 이겨 일단 내년 부산ㆍ경남 선거에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충북 충주시장 선거에서도 이종배 한나라당 후보가 박상규 민주당 후보를 더블스코어 차이로 눌렀다. 반면 민주당은 전북 남원시장과 순창군수 등 호남 2곳에서 승리하는 데 그쳤다. 한편 서울시장과 11곳의 기초단체장, 광역ㆍ기초의원 30명을 선출한 이번 10ㆍ26 선거의 투표율은 평균 47.1%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