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수입차 업체, 진정성 보여달라

경기의 좋고 나쁨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대표적인 것이 광고다. 지난 2000년대 중반 부동산시장이 호황일 때 각 건설 업체들은 앞다퉈 유명인들을 모델로 내세워 광고를 쏟아냈다. 건설사들이 광고비로 거액을 지불할 때 적지 않은 사람들이 "마케팅 비용이 아파트 가격에 전가되겠구나' 하며 씁쓸한 기분을 감추지 못했다.

요즘 수입자동차가 그 모양새다. BMWㆍ폭스바겐ㆍ도요타ㆍ인피니티 등은 공중파TV 메인뉴스 광고까지 꿰차고 들어왔다. 국내 완성차 브랜드 5사는 경기침체로 판매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지만 수입차 업체에는 다른 세상 얘기다.

수입차는 월간 최대 판매기록을 수시로 갈아치우며 역대 최고의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경쟁도 치열해졌고 더 많이 팔기 위해 수입차들의 광고 및 마케팅 비용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너나 할 것 없이 고객행사를 위해 고급 호텔을 빌리고 유명 연예인을 모셔다 파티를 벌인다.


문제는 비용이다. 자선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들인 돈 이상을 회수해야 하고 결국 그 돈은 고객의 주머니에서 나오게 된다. 여전히 비싸다는 지적을 받는 차값과 부품 가격, 국산차에 비해 2배 이상 높은 수리비와 공임 등 모든 것이 수입차의 배를 불리고 있다.

관련기사



수입차 업체는 항변하지만 여전히 수입가에 비해 훨씬 높은 가격에 판매가가 책정되고 부품 가격은 내릴 기미가 안 보인다. 그렇다고 수리를 제때 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광고도 중요하지만 수입차 업체는 결국 고객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 TV광고를 보면서 '나도 사고 싶다'는 생각보다 '광고비도 결국 차값에 포함되겠구나'라는 현실적 생각을 하는 똑똑한 소비자가 많다는 점을 알았으면 한다.

광고비를 펑펑 쓰던 상당수 건설사들은 경기가 악화되면서 회사 문을 닫기까지 했다. 잘 나가는 수입차 업체에는 남의 일이 아닐 수 없다. 한번 돌아선 고객을 붙잡기는 떠나간 애인의 마음을 돌리는 것만큼 힘들다고 한다. 고객을 잃고 싶지 않다면 수입차 업체는 더 늦기 전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김광수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