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1100원 지지력 한계 붕괴돼도 낙폭은 제한적

■ 원·달러 환율 1,103원 마감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0원대 하향 테스트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당국의 시장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작용해 추가 하락은 제한적이었다. 시장 참여자들은 1,100원대 붕괴를 예상하고 있지만 시장의 쏠림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1원10전 내린 1,103원10전으로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 스페인의 전면적 구제금융 기대감이 커지면서 1,100원까지 저점을 낮췄다. 이는 지난해 10월31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 이날도 하락압력이 이어지면서 1,100원을 테스트했지만 1,100원대 지지력을 유지한 셈이다.

외환당국이 미세조정(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데다 일부 역외선물환시장(NDF) 참가자들도 달러 매수 움직임을 나타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A은행 딜러는 "당국이 1,100원선에서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역외시장에서도 일부 매수에 나서는 움직임이 포착돼 1,100원대 지지력을 유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1,100원대 지지력이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 당국의 속도조절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국내 주요 기업의 잇단 수주에 따른 네고 물량 등의 부담으로 반등폭 또한 제한적이다. 게다가 당국에서도 1,100원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게 아니어서 달러화가 꾸준히 레벨을 낮춰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시장 일각에서는 정부가 고환율 기조를 유지할 동력이 약화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민주화로 고환율 기조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인데다 외환시장도 1,100원선에서 쏠림 현상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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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선물회사 딜러는 "최근 외환당국은 환율 변동성 축소와 쏠림 현상 약화에 예의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외환시장 불개입을 시사한 만큼 1,100원 아래로 떨어지더라도 쏠림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당국의 시장개입 강도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원ㆍ달러 환율 변동폭은 지난 4일(5원)을 제외하고 최근 한달 동안 2~3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로서는 원ㆍ달러 환율이 1,100원을 하회하더라도 빠르게 낙폭을 늘리기보다는 1,100원을 중심으로 오르내릴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변지영 우리선물 연구원은 "연말까지 글로벌 경기 회복 속도가 가팔라질 가능성은 상당히 낮기 때문에 환율이 1,100원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내년에도 환율 하락 가능성은 높지만 하락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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