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은 방중 이틀째인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 참석해 "양국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제도적 틀이 필요한데 저는 한중 FTA가 그 기반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사상 최대의 경제사절단을 꾸린 것은 양국 간 협력이 일일신우일신(日日新又日新)할 것이라는 비전과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개했다. 또 "중국 속담에 '선주붕우 후주생의(先做朋友 後做生意ㆍ비즈니스를 하기 전에 먼저 친구가 되라)'라는 말이 있다"면서 "양국 간 경제협력은 한국과 중국이 수천 년의 역사를 함께하며 신뢰를 쌓아온 오랜 친구였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선주붕우 후주생의'를 중국어로 말하자 참석한 중국 측 경제인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양국이 내수시장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한중 양국이 각자의 내수시장을 확대하고 서로의 소비재시장 진출을 강화하는 등 양국 교역의 미래를 새로운 구조로 만들어갔으며 한다"면서 "지금까지 양국 간 교역은 북미와 유럽으로 수출되는 최종 소비재에 사용되는 중간재와 부품을 중심으로 이뤄져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같은 교역구조는 수입국 경기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양국이 서로의 소비재시장 진출을 강화해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교역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정부의 경제정책인 자주창신(自主創新)과 우리 정부의 창조경제가 유사점이 많은 만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박 대통령은 "지난 20년간 양국의 경제협력을 무역과 투자가 이끌어왔다면 앞으로의 20년은 고부가가치ㆍ첨단산업 등과 같은 창조경제가 이끌어가야 한다"며 "중국 정부는 자주창신에 기초해 신에너지ㆍ차세대ITㆍ바이오 등 신흥산업 육성을 계획하고 있고 한국 정부는 산업과 문화를 융합하는 창조경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 정부도 연안 지역의 성공적 발전을 내륙으로 확산하기 위해 서부대개발ㆍ중부굴기ㆍ동북진흥 등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한중 양국 모두 내수시장 확대를 지향하는 만큼 서로에게 새로운 교역기회를 만들어주는 노력도 함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기업의 중국 진출에 대해 "저는 내일(29일) 시안(西安)을 방문해 중국의 내륙개발에 한국이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며 "저와 함께 한 한국 기업인들도 '글로벌 파트너링 차이나'에 참가해 중국 내륙기업들과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이어 "'사람 없이 이뤄지는 것은 없지만 제도 없이 지속되는 것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면서 "그동안 여러분의 노력과 도전으로 양국의 경제협력이 확대돼왔는데 앞으로 그 성과를 지속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욱 튼튼한 제도적 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에 큰 기대를 나타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중국의 자동차 수요가 늘고 있어 세계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다"면서 "(양국 정상이) 우호적이고 실무적인 대화를 많이 가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중국 측이 굉장히 호의적인 태도로 대하고 있다. 이번 방중이 경제인들에게 좋은 계기가 된 것이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김용환 수출입은행장은 "금융리스크협력약정은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 (우리 기업의) 중동과 아프리카ㆍ중남미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