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부실 건설사도 지원땐 경제전반에 더 큰 피해"

서브프라임 예견 마크 파버 박사 조언<br>한국도 경제침체 가속화 우려…주식 현금화·金투자 나설때

“한국 정부가 부실 건설회사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다. 부실 회사에 대한 자금지원은 경제 전반에 더 큰 피해를 가져온다.” 지난 1997년 외환위기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를 예견해 ‘닥터 둠(Dr. Doom)’이라고 불리는 투자전략가 마크 파버 박사는 “대주단 협약을 통한 건설회사 지원 대상에 부실 및 한계기업까지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경제침체가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며 “주식은 가능한 한 빨리 현금화하고 원유ㆍ금 등 원자재에 투자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파버 박사는 하나금융그룹이 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개최한 ‘국제투자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그로부터 한국 및 세계 경제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들어봤다. -신용경색이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한국에서도 부실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부실 및 한계기업을 살려주면 안 된다. 시장의 자율적인 구조조정에 따라 경쟁력 없는 기업은 자연스레 퇴출돼야 한다. 섣불리 구제금융 자금을 투입했다가는 더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부실기업에 대한 정부의 구제금융 지원이 쉽게 이뤄지면 기업인들의 도덕적 해이가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다. -글로벌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하고 있는데 한국 경제도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보나. ▦물론이다. 한국은 미국 및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다. 미국의 내수소비가 급감하면서 한국 제품을 수입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고 중국의 성장률도 크게 떨어진 상태다.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 한국은 선진국 경제보다 더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본다. 전세계 중앙은행이 명목화폐 발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에 열을 올리고 있는 반면 한국은행은 유동성 공급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는 한국은행의 입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또다시 자산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국제 투자자금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다. 어디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한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면 비중을 줄여야 한다. 단기급락에 따른 일시적인 반등은 있을 수 있겠지만 경기침체는 상당히 지속될 것이다. 미국 국채도 매력이 없다. 30년 만기 미국 국채(TB)는 현재 3.4%의 수익률을 보장하고 있지만 앞으로 물가가 크게 오르면 미국 TB에 대한 투자가치는 거의 제로에 근접하게 된다. 미국 TB 투자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앞으로 금과 원자재 가격이 올라갈 것이며 특히 금채광 관련 산업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6개월 이내에 2배 이상의 수익률도 가능하다. -원ㆍ달러 환율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달러가치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통화정책을 느슨하게 운용할 것이다. 기준금리를 끌어올리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에는 일시적으로 달러가치가 반등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달러가치는 하락할 것이다. 현재 원ㆍ달러 환율이 상승하고 있는 것도 일시적인 국제유동성 부족에 따른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유동성 부족문제가 해결되면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도 상승세로 반전할 것으로 본다.

관련기사



서정명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