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키코에 데인 中企 "환헤지 상품 못믿겠다"


널뛰기 환율에 여전히 무방비 키코(KIKO) 사태 이후 환헤지 금융상품에 대한 불신이 커지며 중소기업들이 여전히 환율 급변동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신용등급 강등 이후 외환시장이 연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중소 기업들 중에는 적극적인 환헤지를 오히려 포기한 업체들이 많아 당국의 대책이 시급한 상황이다. 키코 사태로 부도직전의 위기에 몰렸던 한 자동차 금형 제조업체의 경우 환율변동보험, 선물환거래 등 여러 환헤지수단에 대해 고민을 한 끝에 ‘무대응’을 선택했다. 회사관계자는 “어차피 환율 변동폭이 심한 상황에서는 (환헤지 상품 가입으로) 위험을 피해갈 수 없다”며 “대신 호주, 브라질 등 새로운 수출국을 개척해 환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영세 중소기업들도 마땅한 대응책이 없긴 마찬가지다. 외환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력을 보유한 업체도 드물어 결제 당일 달러를 매매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이 대다수다. 한 의류수입업체 관계자는 “이달 중 10만 달러 대금 결제를 앞두고 있는데 최근 3일간 환율 변동폭을 고려하면 원화결제금액이 400만원 가량 차이가 난다”며 “큰 업체라면 모르겠지만 직원이 10명 밖에 없는 영세기업 입장에서는 며칠 새 두 명 월급이 왔다갔다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조사 결과 수출중소기업 중 37.3%는 환율변동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환변동보험이나 파생상품을 통해 적극적으로 환헤지를 하는 기업은 18.7%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김한수 중소기업중앙회 국제통상실장은 “정부에서 나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환헤지 방법에 대한 선제적인 교육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전략경영연구실장도 “투기성이 강한 키코와 달리 선물환 거래 등 현재 나와 있는 환헤지 수단들은 기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적절한 수단”이라며 “중소기업들이 이들의 활용에 적극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수출입 비중이 높고 협상력이 있는 중견기업들은 발빠르게 원화결제 비중을 높여 환리스크를 해소하고 있다. 바이오의약품업체 셀트리온은 지난 2006년부터 다국적 제약사(BMS)들과 계약생산(CMO)을 하면서 수출대금 원화결제 방침을 이어 오고 있다. 한 화장품 OEMㆍODM전문업체도 지난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해외 수출물량의 30%을 차지하는 프랑스 로레알과의 거래에서 원화결제를 시작했다. 회사관계자는 “키코(KIKO)사태를 직접 겪진 않았지만 이 때 불거진 문제를 보고 원화결제를 확대하기 시작했다”며 “일단 원료수입 및 제품수출 과정에서 환율에 따른 가격변동성이 커지는 것 자체가 불리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라헌기자 medici7@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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