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파이낸셜 포커스] 넉달째 3.5%대서 맴맴 '식물 금리'

이상한 CD금리<br>시중銀 은행채로 자금조달 늘어 CD연동 금리 사실상 기능 상실<br>시장금리 흐름도 못따라가 금리 왜곡현상 유발… 대출자들 피해


91일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ㆍCertificate of Deposit)금리는 지난 6월10일 연 3.56%로 상승한 후 무려 4개월째 3.56%와 3.59% 사이에 갇혀 있다. 5일 3.58%로 소폭 떨어지는가 싶더니 금리는 26일 현재까지도 변동이 없다. 속된 말로 '식물 금리'다. 2010년 3월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ㆍ코픽스) 금리가 나온 뒤부터는 은행 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가계대출의 60%가 시장금리 연동대출이고 그 기준이 대부분 CD금리다. CD금리가 사실상 '고정금리'로 전락하면서 금리의 왜곡현상마저 나타나 대출자들이 적지 않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CD금리 기능상실 왜=무엇보다도 CD발행물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이유다. 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CD를 발행하고 채권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이 이를 매입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풍부한 유동성 탓으로 예금이 늘었다. 또 단기유동자금이 풍부하다 보니 CD보다는 은행채를 발행해 자금조달하는 게 더 유리해졌다. 3개월짜리 은행채의 금리는 91짜리 CD금리보다 20bp(1bp=0.01%)가량 낮다. 은행들이 굳이 CD를 발행해서 자금을 조달할 필요성이 줄어든 셈이다. 실제 2003년 100조원에서 2008년 220조원으로 급격하게 증가하던 CD발행물량은 2009년 150조원, 2010년 75조원, 올해 8월까지 41조원까지 떨어졌다. 발행 CD가 급감하다 보니 거래가 줄고 자연스럽게 CD의 가격(금리)도 시장원리로 책정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예대율을 산정할 때 CD를 제외시킨 금융감독 당국의 규제도 한몫했다. 예대율은 대출 잔액을 예금 잔액으로 나눈 비율로 은행들은 오는 2014년까지 이 비율을 100% 이하로 낮춰야 한다. 여기에다가 주택담보대출 자금조달금리지수인 코픽스가 개발된 것도 주택담보대출 시장에서 누려왔던 CD금리의 독보적인 지위가 약화된 요인이다. ◇금리 왜곡현상도 불러와=CD금리가 박스권에 갇히다 보니 매일매일 바뀌는 시장금리의 변화를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 금리체계를 왜곡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국고채금리나 만기3개월짜리 은행채금리가 등락을 반복해도 CD금리는 전혀 변하지 않는 게 대표적이다. CD금리와 은행채 금리 차이가 갈수록 확대되기도 한다. 시장금리의 흐름도 좇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자 CD금리의 연동을 받는 대출자의 불만의 목소리도 높다. 여타 대출보다 더 높은 이자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절반 이상은 CD 금리가 기준금리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 가계대출 가운데 60.1%(7월 말 기준)가 시장금리 연동대출인데 이때 적용되는 시장금리가 대부분 CD금리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CD 연동형 가계대출 규모가 500조원가량으로 추산되는데 시장금리를 반영하지 못하는 CD금리로 인해 대출자들이 막대한 추가 손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도 "현재 장기금리마저 단기금리인 CD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CD금리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에서 참여자들 모두가 불편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CD는=시장에서 양도가 가능한 정기예금 증서이고 CD금리는 이 증서에 매겨지는 금리다. 시중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CD를 발행하고 채권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이를 매입하면서 가격(금리)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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