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삶의 질 높이는 건강관리] '침묵의 적' 간암, 백신 접종 등 초기 대응으로 막아야

치명적 질환들 예방하려면…

간암과 폐렴 등은 한 번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은 만큼 간염 백신과 폐구균 백신 접종 등을 통해 발생위험을 줄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검진자가 간의 건강상태를 살펴보기 위해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고 있다.

40~50대 癌사망의 주범 간암
주원인 B형·C형 간염 예방 중요, 조기 발견·치료땐 완치율 95% 감염에 의한 사망 원인 1위 폐렴
65세이상 노인·당뇨환자 잘 걸려, 폐구균 접종…금연·손씻기 도움 B형 간염을 앓고 있는 직장인 김정식(47∙가명)씨는 금주와 운동 등 나름대로 건강관리를 해왔지만 바쁜 일상 때문에 정기검진을 미뤄왔다. 간 건강상태를 살피려 최근 병원을 찾은 김씨는 간암 진단을 받고 눈앞이 캄캄해졌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돼 "수술만 하면 완치도 가능하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간암은 우리나라 40~50대의 암 질병 사망의 주요 원인이며 5년 생존율이 20%에 미치지 못하는 치명적인 질환으로 평소 관리와 예방이 중요한 대표적 질환으로 꼽히고 있다. 또한 최근 국내에서 원인불명의 폐렴환자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폐렴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침묵의 장기라 불리는 간과 질환 발생시 치료가 쉽지 않은 폐 등에 발생하는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관련 백신을 적극 활용할 것과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한다. ◇간암은 예방과 조기진단이 필수=간암 원인 중 70%는 B형 간염이다. B형 간염은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B형 간염 바이러스(HBV)에 감염돼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일종의 전염성 질환으로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8%가 감염된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25%는 간경화로 1.5~6.6%는 간암으로 진행되며 B형 간염 보균자의 경우 간암에 걸릴 확률이 100배 이상 증가하는 만큼 초기 대응이 중요하다. C형 간염은 C형 간염 바이러스(HCV)에 감염돼 간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HCV에 감염된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이 정상인의 상처 난 피부나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 일종의 전염병이다. 국내 간경화 환자의 12%, 간암 환자의 15% 내외가 C형 간염이 원인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간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고 징후가 나타난 경우에는 이미 치료가 어려운 말기인 경우가 많아 '침묵의 암'으로 불린다. 예방과 조기진단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간암의 1차 예방법으로는 B형 간염 백신접종이 효과적이다. B형 간염이 발병된 경우에는 6개월에 한 번씩 혈액검사 등 정밀검사를 통해 자신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확인해 다른 간질환으로 발전하는 것을 예방해야 한다. C형 간염은 별도의 예방백신이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검진과 함께 혈액이나 분비물에 노출이 되지 않도록 생활 속 감염 경로를 피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법이다. 2차적 예방법으로 간염 치료를 통한 만성 간염의 꾸준한 관리와 금주가 있다. 조기발견을 위한 간암 검진법에는 간초음파 검사, 복부 전산화 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 복부 자기공명영상(MRI)등이 있다. 특히 MRI의 경우 다른 검사법과 비교했을 때 좀 더 세밀한 검사가 가능하고 방사선 노출이 없어 환자들이 안전하게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수술 후의 관리 및 추적검사가 중요한 간암의 경우 암 치료 후 2년까지 1년 2번씩 MRI검사가 보험 적용돼 환자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그동안 조기발견이 어려웠던 간세포암(HCC)은 간 특이 조영제(MRI촬영을 위해 환자의 몸속에 투여하는 물질)의 개발로 MRI를 통해 조기검진 및 전이정도에 대한 파악이 보다 정확해졌으며 조기치료를 통해 완치율을 95%까지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과음이 간암 발병 위험 높여=우리나라의 경우 올바르지 않은 음주문화 또한 간암 사망률을 높이는 큰 요인이다. 술을 마시면 혈액으로 흡수된 알코올의 90% 이상이 간을 거쳐서 대사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라는 대사물질과 내독소 등이 간 손상의 주범이 된다. 최근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 음주율(월1회 이상 음주하는 비율)은 59.5%이며 특히 남성의 월간 음주율은 74.6%로 미국의 68.2%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위험 음주 빈도(한 번에 7잔 이상, 주 2회 이상 음주)가 20.8%로 한 번에 술을 마시는 양도 많다. 알코올에 의해 간이 손상되는 경우 초기에는 간에 기름이 끼고 붓는 지방간이 생긴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일반적으로 3~6주의 금주로 회복이 가능하나 계속해서 술을 마시면 알코올성 간염을 일으키게 된다. 또한 증상이 없어 초기에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을 방치하고 지속적으로 음주를 할 경우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으로 진행이 되며 간경변증은 복수∙간부전∙간암과 같은 합병증을 동반하는 만큼 이에 대한 예방과 조기진단에 따른 신속한 조치가 중요하다. ◇감염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1위, 폐렴=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로 인한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의 염증으로 후진국에서는 제일 흔한 사망원인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도 폐렴으로 인한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2.7명으로 사망원인의 9위이며 감염으로 인한 사망원인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폐렴의 주 원인 중 하나는 폐구균 감염이다. 폐구균은 우리 몸에서 흔히 발견되는 세균으로 건강한 사람에게는 별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노약자나 만성질환자와 같이 면역력이 약화된 경우 쉽게 체내로 침투해 질병을 일으킨다. 특히 폐구균으로 인한 폐렴은 성인 환자의 74.3%가 65세 이상으로 나타날 정도로 고령자에게 빈번히 발생한다. 폐구균에 따른 성인 수막염의 경우 사망률이 28%에 달하며 완쾌되더라도 50%가 영구적인 뇌손상과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사전에 감염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폐구균 예방접종은 폐구균이 일으키는 감염 질환들을 효과적으로 예방한다. 이에 따라 대한감염학회에서는 65세 이상의 모든 성인들의 폐구균 백신을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또한 고령자뿐 아니라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도 폐구균 예방접종은 꼭 해야 한다. 폐구균 질환은 건강한 성인에 비해 당뇨환자의 경우 6배, 천식을 포함한 만성폐질환자에게서 7배, 만성심장질환자의 경우 8배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또 흡연이 폐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인 만큼 흡연자들은 나이와 만성질환 유무에 관계없이 폐구균 예방접종을 챙길 필요가 있다. 그러나 아직 국내 65세 이상의 폐구균 예방접종률은 0.8%에 불과한 실정이다. 김준명 연세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폐렴 등 폐구균 질환은 겨울뿐 아니라 환절기에도 많이 발생한다"며 "65세 이상의 고령자뿐 아니라 면역력이 약한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자 및 흡연자 등의 고위험군은 사전에 미리 폐구균 예방접종을 하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한다. 국내에 출시된 대표적인 성인용 '23가 폐구균 예방백신'으로는 한독약품의 '뉴모-23'과 한국MSD의 '프로디악스-23' 등이 있다. 23가 폐구균 백신은 폐구균 균혈증의 약 90%를 일으키는 23가지 종류의 혈청형을 포함하고 있어 이에 따른 감염을 예방하며 폐렴으로 인한 사망 위험을 줄인다. ◇금연, 손 씻기 등도 폐렴예방에 도움=폐렴발생의 약 3분의1은 흡연과 관계가 있다. 폐렴을 예방하려면 우선 금연을 하는 것이 좋다. 노년층에서는 뇌졸중 혹은 치매 등의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고 이물질이 기도로 들어가 발작적인 기침을 할 수도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영양결핍 또한 하나의 위험인자이므로 다양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중요하다. 폐렴을 비롯한 모든 호흡기 질환을 예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손 씻기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손을 씻도록 생활화하면 감기는 물론 폐렴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임산부나 노약자는 폐렴의 증상을 보일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