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상장사들의 올해 중간배당규모는 2,722억원으로 지난해 1조 6,861억원의 6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해 중간배당을 실시한 업체는 27곳인데 반해 올해는 아직까지 16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대표적 고배당주인 S-oil의 삭감폭이 가장 컸다. S-oil의 올해 중간배당 규모는 523억원으로(주당 450원)에서 지난해 1,862억원(주당 1,600원)보다 71%나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지주도 지난해 723억원(주당 300원)에서 올해는 482억원(주당 200억원)으로 배당금을 대폭 깎았다.
아예 중간배당 계획을 접은 상장사들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9,738억원(주당 1,510원)에달하는 중간배당금을 지급한 외환은행은 올해 중간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고 KG케미칼, 한독약품도 올해 중간배당을 지급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상장사들이 중간배당 규모를 줄이거나 아예 실시하지 않고 있는 것은 실적이 급감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을 비축해둘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손재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스페인 구제금융 신청 등 유럽위기가 다시 부각되면서 대외경제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들이 배당을 줄여 현금을 비축해 두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도 “기업들이 중간배당으로 현금을 대거 유출하기 보다는 배당을 줄이고 본질적인 영업력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경기전망이 어두운 만큼 상장사들의 연말 결산배당도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손 연구원은 “2ㆍ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나머지 기업들이 대규모 배당을 실시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 배당을 줄이고 현금을 쌓아두려는 경향이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