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세계의 사설/11월 4일] 금융위기의 출구를 찾아서

오는 15일에는 선진20개국(G20) 회담이 열린다. 일각에서는 세계 경제를 재편할 신(新)브레턴우즈 체제가 등장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품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중요한 것은 공조와 협동이다. 만약 G20 중 한 국가라도 무너져가는 금융체제 속에서 홀로 이득을 보겠다고 나선다면 그만큼 끔찍한 일도 없다. 금융위기는 이제 안정적으로 운영되던 개발도상국까지 해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한국ㆍ싱가포르 등과 달러 통화스와프 협상을 체결했고 국제통화기금(IMF)도 개발도상국들을 위한 통화스와프 창구를 개설하는 등 공생을 위한 노력을 하나씩 더해가고 있다. 이 같은 과정에서 FRB나 IMF의 비(非)지원 대상국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된다. 그리고 세계 각국이 함께 IMF의 재정 감소를 해결해야 한다. 유럽연합(EU)이 나서 헝가리를 지원해 준 것도 참고할만한 사례다. 외환보유액이 많은 일본ㆍ중국 등 아시아와 중동 국가들의 참여도 절실하다. 중국은 주요국 금리인하 공조 과정에서 제대로 의견을 표출하지 못하는 등 불만이 있지만 독자적인 행보를 삼가고 있다. 중국이 그럴 의도만 있다면 단독으로 파키스탄 같은 국가들을 구제해주고 그 대가로 일종의 외교적 특권을 얻어낼 수 있을 터이다. 중국은 그 대신 IMF를 지원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 15일 열릴 G20 회담에서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에 대한 복잡한 규제나 은행에 대한 새로운 자본규제 등이 논의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일부 선진국들에 지난 십여 년간 세계 경제에 손해를 끼친 부분을 복구할 기회가 주어질 것이다. 미국의 리더십이 대선과 취임으로 공백기를 갖는 동안 다른 나라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지난 1944년 미 뉴햄프셔주의 브레턴우즈에 위치한 마운트워싱턴호텔에서 브레턴우즈 체제의 세부조항을 다듬는 데는 수개월이 소요됐다. G20 정상들은 순식간에 새로운 세계금융규제체제를 만들어낼 수 없다. 하지만 G20 정상들은 자국 관료들에게 새로운 금융규제체제 수립을 촉구할 권한은 갖고 있다. 물론 여기에도 수개월 혹은 수년이 걸릴 것이다. G20은 15일 자신들이 행동할 준비가 돼 있음을 세계에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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