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역사상 최대 회계부정으로 파산한 에너지 기업 엔론의 전 경영진에 대해 유죄평결이 내려졌다.
엔론사 회계부정 사건을 심사해 온 배심원단은 25일(현지시간) 케네스 레이 전 회장과 제프리 스킬링 전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지난 2001년 12월 회사 파산 직전의 재무부실 상황을 속여 투자자들에게 손해를 입힌 혐의가 인정된다며 이들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렸다. 배심원단은 레이 전 회장에 대해 은행사기와 허위 업무보고 등 6개 혐의 모두에 대해 유죄평결을 내렸으며, 스킬링 전 CEO에 대해서는 28개 혐의 중 내부자 거래와 공모, 사기 등 19개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이들에 대한 선고는 오는 9월11일에 내려질 예정인데, 레이 전 회장은 최대 45년형, 스킬링 전 CEO는 최장 185년의 실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어서 결국 이들은 남은 여생을 감옥에서 보내게 될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이번 평결이 “경제범죄와의 전쟁에서 미 검찰이 기록한 최대의 승리”라며 “주주를 속이면 감옥에 간다는 사실을 법정이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엔론은 한때 시가총액 680억달러로 미국 기업서열 7위까지 올라서기도 했지만, 6억달러의 회계부정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산했다. 미 의회는 엔론사태를 계기로 이듬해인 2002년 사베인스-옥슬리 법을 통과시켰다.